기업 부실채권 줄었지만…신용카드 '급상승' 우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해 말 국내은행들이 기업여신 부실채권을 대폭 정리하며 2년만에 부실채권 비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36%로 전년말(1.90%)대비 0.54%포인트 하락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12월말(1.24%)이후 최저치다.
부실채권 규모 역시 18조8000억원으로 전년말(24조8000억원)대비 6조원 줄었다. 부실채권비율은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은행의 건전성과 직결된다.
부실채권비율은 올해 1분기 중 일부 대형건설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한때 2%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그 이후 은행들의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에 힘입어 2분기 1.73%, 3분기 1.66%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1.73%를 기록, 전년말(2.60%)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의 부실채권비율은 2.16%로 전년말(3.11%)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채권을 크게 줄인 데 따른 것으로, 같은 기간 중 부동산 PF 부실채권비율은 16.44%에서 8.14%로 크게 줄었다.
반면에 가계 및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소폭 상승했다. 개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신용카드채의 부실채권비율도 큰 폭으로 올라 우려를 남겼다.
신용카드 부실채권비율은 1.36%로 전년말(0.97%)대비 0.39%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2009년 9월(1.37%)이후 9분기만의 최고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 채권 연체율이 지난해 3월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조금씩 오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며 "특히 신용판매보다 대출채권의 연체율이 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부실 발생은 23조9000억원으로 전년(35조4000억원)대비 11조5000억원 감소했으며, 부실채권 정리 실적은 29조8000억원으로 전년(27조원) 대비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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