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대한야구협회가 프로구단과 고교선수의 사전 접촉 및 계약에 다소 무거운 제재방안을 마련했다.
대한야구협회는 9일 “김성민의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에 대한 후속 조치로 준비가 되는대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에 엄중하게 항의하는 공문을 발송키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졸업학년도가 아닌 선수와 조기 계약을 맺는 메이저리그 구단에 대해 해당 구단 스카우트의 대한야구협회 주최 대회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시킬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협회 측은 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고교 2년생 신분으로 볼티모어와 입단 계약을 체결한 김성민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다소 무거운 처벌은 지도자 및 선수등록규정 제10조 4항을 토대로 내려졌다. 규정에는 ‘본 협회에 등록된 학생선수 중 졸업학년도 선수만이 국내·외 프로구단과 입단과 관련한 접촉을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하고 프로구단과 입단 협의 또는 가계약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선수의 자격을 즉시 유보하고 제재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김성민은 향후 국내에서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연거푸 내려진 무거운 징계는 이전부터 예견돼왔다.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김성민은 1월 27일 상원고를 중퇴하고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볼티모어 구단은 신분 조회 등의 아무런 사전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계약을 성사시켰다. 현 규약 상 이를 막을 수 없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 바 있다.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도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고 “신분조회 절차를 무시한 볼티모어 구단은 한·미선수계약협정서를 위반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야구협회는 “메이저리그는 자국 고교선수들에 대해서는 조기 계약은 물론 탬퍼링도 엄격하게 금지한다. 그러나 캐나다와 푸에르토리코를 제외한 외국 선수들에 대해서는 16세 이상이면 자유롭게 계약하도록 허용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며 “문제를 일으킨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의 협회 주최 경기장 출입 금지는 대한야구협회가 더 이상의 무분별한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 선수 접촉부터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야구협회는 소속 아마추어 선수들의 보호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고지 1차 지명 제도 부활’, ‘구단들의 스카우트 질서 유지 및 사전 접촉 금지’ 등의 협조를 따로 요청하기로 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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