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조윤미 기자] 그리스와 프랑스가 이른바 '골드'노동자들 파업에 고민하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 해결을 위한 정계의 협상이 계속 연기되는 가운데 그리스 공공노조는 전면적인 파업으로 희생을 거부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한 축인 프랑스에서도 대표적인 고소득자인 항공기 조종사들마저 파업에 나서며 가뜩이나 어려운 항공사 에어프랑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노동계는 지난 7일(현지시간)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2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그리스 전역에서 버스, 전차 등 대중교통 수단은 물론 공공부문 민원업무가 중단되면서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을 겪었다.
파업을 통해 공공·민간부문을 대표하는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은 민간부문 임금 및 연금 삭감, 공무원 감원 확대 등 이른바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가 요구한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반발했다.
재정 위기의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 마저 자신들의 '철밥통'이 깨지는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고 실력행사를 하고 나서며 그리스 정치권은 위기 타개를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오후 과도정부 구성을 지지한 정당 지도자들과 회동해 , 트로이카가 제시한 요구들을 수용한다는 합의를 끌어내려 했지만 파업 속에 회동은 또다시 하루 연기 됐다.
회동에서 합의가 도출되면 13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과 정부부채 1000억유로를 덜어내는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으로 구성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최종 합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반면 구제금융 협상이 지연될 경우 그리스는 오는 3월20일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유로에 달하는 국채를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프랑스에서도 7일(현지시간) 고임금을 받는 골드 계층인 항공업계 조종사들이 이틀째 파업을 이어가며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프랑스 항공사 조종사의 이틀째 파업으로 수백 개의 항공편이 취소돼 불편이 확산중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6일 파업으로 인해 항공편 30%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7일에는 장거리 노선 50%, 중·단거리 노선 30%의 운항을 취소했다.
국내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지난 7일 인천공항에 도착예정이던 파리발 에어프랑스 항공편 1편이 결항됐다. 이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승객들은 에어프랑스와 코드쉐어를 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다른 비행기를 이용해 인천에 도착했다.
프랑스 항공업계 노동자들은 항공교통 종사자가 파업을 벌일 경우 48시간 전에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에 대해 반발하며 파업에 나섰다.
이 법안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오는 15일 상원에 상정돼 있어 항공업계 종사자들이 6일부터 집단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파업은 9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국영철도, 파리 지하철 등 교통업계 관련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상화된 프랑스에서도 고임금을 받는 프랑스 조종사의 파업은 이례적인 일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던 에어프랑스는 이번 파업으로 애를 먹게 됐다. 에어프랑스는 실적 개선을 위해 투자, 경영강화 부문에 10억 유로를 조달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가운데 파업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 중단되면서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에어프랑스 지난해 12월 마감된 3분기 실적이 4600만유로(6300만달러), 주당 0.16센트의 순손실을 기록 6000만 유로 순익을 전망했던 업계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에어프랑스는 또 올해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도 이전 전망치 3억 유로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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