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1월 거래량 7년래 최저..역풍 우려 만만치 않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뉴욕증시가 새해 들어 상당히 강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거래량 부진이 심각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뉴욕증시 랠리에 큰손들이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랠리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S&P500 지수는 4.36% 올랐다. 1월 기준으로는 6.13% 올랐던 1997년 이후 최대 상승률이었다. 유럽 부채위기가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초 뉴욕증시의 기세는 놀라울 정도다.
뉴욕증시가 15년만에 최대폭 상승하면서 지난달 뉴욕증시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FT는 적극적인 트레이더들(active traders)이 시장에서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거래량은 시장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주가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하지만 지난달 뉴욕증시 하루 평균 거래량은 69억주에 불과했다. 1월 기준으로는 2005년 이후 최저였다. 94억주가 거래됐던 2009년 1월에 비해서는 26.5%나 줄었다. 3개월 평균 거래량도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거래량 부족은 유로존 부채위기와 미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의 랠리는 시장 분위기가 일단 바뀌기만 하면 급락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엘-에리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식시장 강세에 대해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주식시장 상승을 위해서는 현재 유럽 부채위기를 무시하고 있는 투자자들과 경제지표 개선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가 제시한 3가지 조건은 ▲유럽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를 넘어서는 지속가능한 대책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장기 투자자들이 채권보다 위험한 자산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었다.
주식 중개업체 라이트스피드 파이낸셜의 스티브 에를리히 최고경영자(CEO)는 "주가가 하락할 때 거래량이 더 많아진다"며 "시장에 좀더 안정과 확실이 생길 때까지는 주가가 오를 때마다 역풍에도 타격을 받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식 중개업체 나이트 에쿼티 마켓츠의 에릭 리히텐스타인 이사는 "전반적으로 큰 거래는 정체돼 있다"며 "이번 랠리에 많은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헤지펀드와 같은 적극적 투자자들의 참여는 덜 하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팩트셋 리서치는 50개 대형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이 2007년 이후 최저라고 밝혔다.
거래량 부족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슈퍼볼 주간 다음 월요일 거래량은 많지 않게 마련이지만 올해의 경우 거래량이 57억주에 그쳐 지난해에 비해 무려 26%나 줄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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