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44.9% > 박근혜 44.4%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박근혜 양자대결서 처음으로 앞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노風으로 '이인제 대세론' '이회창 대세론' 꺾어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바람이 다르다.' 4ㆍ11 총선에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바람이 다르다'라는 어깨띠를 메고 지역을 누비고 있다. 그 말처럼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가는 양상이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44.9%의 지지율을 얻어 44.4%에 그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 앞서는 결과를 얻었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불과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문 이사장과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각각 20%대와 40%대로 거의 더블스코어차로 박 위원장이 앞섰다. 문 이사장의 이런 '돌풍'을 보며 정치권에서는 문 이사장이 2002년 2%의 지지율로 시작해 역전드라마를 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작년 5%의 지지율로 50%의 아름다운 양보를 받아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데자뷰(기시감)를 재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02년 3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역 경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는 광주에서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리며 '노풍'을 만들어내 민주당의 후보가 됐다. 대선 출마를 했을 때 불과 2%의 지지율을 보였던 무명의 후보가 '이인제 대세론'과 '이회창 대세론'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대권을 움켜진 것이다. 2001년 말 당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노무현 후보는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회창 후보와 무려 15% 포인트 정도의 격차를 보였다. 이인제 후보는 불과 8~9% 포인트 차이로 뒤지고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지지율 5%가 채 나오지 않는 후보에 불과했다. 하지만 당시 50%에 육박하던 지지율을 보이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에 성공하며 5배가 넘는 지지율의 격차를 보이던 나경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최근 문 이사장의 상승세는 야권의 불모지인 부산 지역 출마와 통합을 주도한 정치적 활동 등 문 이사장의 경쟁력 강화와 안 원장의 소극적인 정치 행보, 야권 내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지지율 상승의 한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한 자릿수 중반이던 지지율이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나가는 것은 안 원장의 지지율 하락 등 주변 변수 외에도 문 이사장의 자체적인 내공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4월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총선의 당선 여부와 부산ㆍ경남(PK)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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