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평가보고서, “대전·대구도심 2014년까지 완공하고 서울~시흥 고속선으로 이어야 완전”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경부고속철도가 ‘아직은 미완성’이란 지적이 나왔다.
2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자체 종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1월1일 개통한 경부고속철도는 대전·대구도심 45.3km 구간을 2014년 말까지 완공하고 서울~시흥간 17.6km도 고속선으로 이어야 완전한 효과가 있으므로 아직 미완성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완성되지 않은 경부고속철도건설에 철도공단이 8조8000억원을 냈으나 2004년 1단계 개통 후 한 푼도 갚지 못하고 이자만 늘어 2010년 말 쌓인 빚이 12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건설비가 많이 드는 건 광명역 등 6개 중간역의 과잉선로와 과다승강장, 실제운행을 고려하지 않은 신호제어설비, 천성산 통과터널건설 반대에 따른 공사지연이 주요인이다. 쌓인 빚 증가는 코레일의 운영, 비효율 등으로 선로사용료를 적게 받은 게 원인이다.
보고서에선 KTX열차가 후속열차를 위해 피할 필요가 없음에도 광명, 천안아산, 오송, 김천구미, 신경주, 울산 등 6개 역에 부본선과 승강장을 지나치게 많이 지었다는 분석이다. 광명역의 경우 지난 7년간 부본선 4개 선로와 승강장 2곳 등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동대구~부산간 2단계구간은 선로전환기·분기기가 없어도 열차운행엔 지장이 없음에도 검증되지 않은 외국산제품을 설치, 잦은 장애를 일으켰다.
보고서는 ▲KTX의 잦은 고장 등 기술력 부족 ▲KTX의 높은 운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중간역 위치 ▲연계교통 미비로 실제 이용객이 예상수요의 62%쯤 밖에 미치지 못하는 등 경부고속철도사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광명역 30.4%, 천안아산역 106.2%, 김천구미역 18.1%, 신경주역 43.7%, 울산역 100.4% 등 실제 이용객이 예상수요에 미치지 못했거나 약간 넘었다.
한편 보고서는 철도공단의 빚 증가에도 KTX운영을 독점하는 코레일이 내는 한해 약 1000억원의 선로사용료에만 의존하는 투자비회수방식으론 빚 이자도 못 냄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철도공단의 재무구조악화를 피할 수 없어 국유재산개발수익 증대와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철도공단은 호남 및 수도권고속철도사업도 문제가 많다는 견해다. 사업비 14조5000억원 중 50% 이상을 철도공단이 채권발행 등으로 조달해야하므로 경부고속철도문제를 되풀이 않게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일부 지자체가 지나친 시설요구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고속철도의 경우 정부의 고속철도운영 경쟁체제도입으로 운임인하를 통한 수요증대와 투자비회수를 늘릴 수 있는 안을 펼쳐야한다는 시각이다.
최문규 녹색철도연구원 정책연구소장은 “보고서를 통해 사업추진단계별 이슈에 대해 객관적 시각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끌어내 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고속철도사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사업효율화를 꾀하는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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