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영원한 오빠’다웠다.
이상민이 한국농구연맹(KBL)이 15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레전드 올스타전 참석차 7개월여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모습을 드러낸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코트를 달궜던 환호는 발견할 수 없었다. 30대 여성 팬 10여명의 작은 응원만이 들렸다. 그 첫 단어는 ‘오빠.’ 현역으로 뛴 13년 동안 수없이 들었던 말이었다. 이상민은 팬들을 보며 “이렇게 환영해주실 줄은 몰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리던 그도 세월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어느덧 만 40살의 불혹. 얼굴에는 작은 주름이 자리 잡았고 체중은 조금 늘어있었다. 하지만 13년 연속 올스타 투표 1위를 지킨 인기만큼은 여전했다. 이번 레전드 올스타 투표에서도 그는 1위였다. 이상민은 “부담스러운 면도 있지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말에는 한국농구에 대한 걱정이 묻어있었다. 그는 “세대 교체가 조금 일찍 찾아왔어야 했는데”라며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농구 인기가 올라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상민은 2010년 공식 은퇴와 함께 미국으로 농구 유학을 떠났다. 현재 뉴욕에서 마이클 조던이 운영하는 농구 아카데미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뜻을 펼칠 시기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삼성 감독설에 대해 이상민은 “전혀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나도 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야기를 경청하던 10여명의 팬들은 이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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