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면 톡톡 튀고 뭉치면 새롭다. 미니앨범 < It's >로 어느새 데뷔 2년 차에 접어든 틴탑은 무대 위에서 자라는 팀답게 매번 훌쩍 커버린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저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다. 맏형 캡에 이어 천지가 올해 대학에 들어가고 막내인 리키와 창조가 고등학생이 되는 동안, “이제 예전보다 덜 힘들게, 하루 아홉 시간 정도만 연습하면 괜찮아요”라 말하는 여유와 눈빛만 봐도 서로의 대답을 예측할 수 있는 팀워크도 자라났다. 그래서 여전히 화려하지만 엉뚱한 이 소년들과의 세 번째 인터뷰는 더욱 새로워진 틴탑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가는, 더 선명해진 여섯 명의 색깔을 담았다.
<#10LOGO#> 엘조가 ‘미치겠어’ 뮤직비디오 주인공 맡은 걸 가장 부러워했다고 들었어요.
리키: 솔직히 제가 어릴 때 연기를 배웠기 때문에 시켜주시면 잘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서운했어요.
니엘: 근데 리키가 요즘 욕심도 많이 부리고 분위기도 잡는 거 같아요. 사춘기인가?
천지: 지금도 엄청 조용하잖아요.
창조: 남자라면 다 멋있게 보이는 게 좋잖아요.
니엘: 사실 리키는 저희 팀의 ‘무게감’이라고 할 수 있죠. (웃음)
리키: 아니에요! 제가 무슨 무게를 잡아요! 에이 참. 형들이 저를 그렇게 몰아가는 거예요. 제가 얼마나 애교도 많이 부리고 청소도 열심히 하는데요.
막내는 말이 없었다. 인터뷰 전부터 걸렸던 감기 몸살 때문만은 아니다. 데뷔한 지 2년, 어느새 부쩍 자란 듯 보였던 리키는 ‘2012학년도 제 1회 틴탑 고사’를 풀며 정신없이 서로 묻고 답하는 멤버들과 달리 침착하게 답을 적어 내려갔다. 물론 형들에게는 아직도 “오이 빼고 초록색 채소를 다 먹게 된 게” 신기한 동생이고 “감기 몸살이 아닌 감기 엄살”을 부리는 동생이지만, 이 순한 눈빛의 막내가 틴탑의 ‘서열 1위’라는 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좀처럼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묘한 어른스러움 때문이다. 하지만 ‘미치겠어’ 무대에서 섹시한 눈빛과 동작을 보여주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는 리키에게도 고민이 있다. “저도 멋있게 보이고 싶은데 팬들이 좋아하시니까 자꾸 애기 말투와 애교가 나와요. 그런데 이제 저도 남자니까 ‘러블리’로만 보이지는 않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열여덟 리키의 진지한 고백, 미안하다. 사랑스럽다.
자고로, 시험은 예고 없이 보는 게 제맛이다. 새 미니앨범 발표 후 앞만 보고 가열 차게 달리고 있을 틴탑을 위해,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며 추억을 곱씹을 수 있도록 데뷔곡 ‘박수’의 가사부터 멤버 개개인의 인상적인 순간들을 모아 ‘2012학년도 제 1회 틴탑 고사’를 준비했다. 멤버들의 창의력을 볼 수 있었던 지난 손글씨 답안지에 이어 서로에 대한 관심과 순발력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니 냉정하게 등수는 매기지 말자. 다만 시험지를 받고 혼란에 빠졌던 멤버들의 모습은 상상에 맡길 뿐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