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하루 40~50여대..전월대비 반토막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아자동차가 '박스카'의 엇갈린 행보에 울고 웃었다. 지난달 출시한 네모난 경차 레이가 승승장구하는 반면 같은 박스카인 쏘울의 판매는 이달 들어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25일 기아차에 따르면 레이는 이달 들어 설 연휴 직전인 20일까지 3600여대가 판매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달 판매량은 시판 첫 달인 지난달 판매기록인 4107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달 설 연휴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반면 쏘울은 같은 기간 동안 650여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40~50대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쏘울은 하루 평균 100여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으나 레이 출시 이후 급감했다"고 말했다.
쏘울은 지난해 1월 1727대를 비롯해 매달 1000대 이상의 꾸준한 판매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레이가 나온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판매대수가 1000대 이하인 938대에 그쳤다.
이같은 현상에 기아차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레이를 선보일 때만 해도 주력 고객이 같은 경차인 모닝과 일정 부분 겹치는 간섭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을 뿐 쏘울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 담당 상무는 지난달 레이 출시 행사에서 "공간활용성 측면에서 모닝과 차별화되지만 간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쏘울에 대해서는 "가격대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레이만의 특색이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레이와 쏘울의 엇갈린 판매 추이에 대해 "쏘울 구매를 고려한 고객이 레이를 직접 살핀 후 마음을 바꾼 것 같다"면서 "같은 비용을 투입할 때 레이의 최고급 모델을 살 수 있는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모닝은 오히려 레이와 간섭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모닝 판매대수는 8142대로 전월대비 100대 늘었다. 이달 모닝 판매대수도 설 직전까지 4300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270~280대 꼴이다.
한편 기아차는 쏘울 판매 강화를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쏘울에 대한 반응이 여전히 좋은 만큼 수출 확대로 내수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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