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지시간으로 24일 유럽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교착상태에 놓인 그리스 부채위기 논의가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 신용등급을 '선택적디폴트'로 강등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영국의 정부 부채가 사상최고치를 돌파했다는 소식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하향조정한 점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이날 영국 FTSE 100지수는 전일 대비 0.53%(30.66포인트) 하락한 5751.90으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 40지수와 독일 DAX 30 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0.47%(15.77포인트), 0.27%(17.40포인트) 내린 3322.65, 6419.22로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스페인 IBEX 35 지수, 암스테르담 거래소지수 등 유럽 전역의 증시가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리스 부채위기 '설상가상'..S&P의 경고=S&P는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S&P 관계자는 "그리스가 부채 재조정(debt restructuring)을 결정할 경우 S&P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로 강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정부와 민간 채권단에 국채 손실률 재협상을 요구하며 채권단의 부채탕감안을 거부한데 따른 것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탕감비율이 기대치보다 낮다는 이유로 부채탕감안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그리스는 현재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2000억유로 이상의 그리스 국채 액면가치를 50% 탕감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이 협상이 마무리되는 조건으로 그리스는 1300억유로의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구제금융 지원 금액은 오는 3월20일 145억유로 수준의 국채 만기 자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英 정부 부채 '사상 최고'..1조파운드 돌파=영국 재무부는 이날 지난해 12월말 기준 정부 순부채가 1조390만파운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64.2% 수준으로 지난 1993년 집계 후 사상 최고치다. 지난 2010년말 기준 영국의 정부 순부채는 8830억파운드였다.
이 같은 정부 순부채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 등 금융 지원을 제외한 정부 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22억파운드 감소한 137억파운드로 집계됐다.
조지 버클리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사회보장 지출과 국채 발행 이자지급을 제외한 핵심지출은 감소세"라며 "지난 2010년까지 최근 10년간 7% 수준 증가세를 보였던 핵심지출은 최근 4개월간 평균 5% 정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 유로존 올해 경제규모 축소 전망..'-0.5%로 하향조정'=IMF는 올해 유로지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1.1%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부채 위기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IMF는 또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의 (부채) 위험이 현재 예상치보다 심각해진다면 유로존의 성장률은 내년에 최대 4%포인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울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대비 2%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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