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은 이제 중국에서도 통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대학 입학 자격을 완화한 후 수많은 대학생이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생이 되지만 졸업후의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0년 중국에서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는 무려 66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졸업후에도 제대로된 직장을 잡기 어려운 데다 소득수준이 낮은 시골 출신 학생들에게 대학 등록금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며 대학출신에 대한 선망의 눈길도 사라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오히려 대학보다는 해안가의 대도시에서 직업을 얻어 돈을 벌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지난 15년간의 교육 개혁정책이 큰 성과를 보지 못한 결과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1990년대 후반 극소수만이 입학할 수 있었던 중국의 대학들은 문호를 넓히라는 정부당국의 압박에 직면했고 더 많은 학생을 받아 들였다. 2010년에는 660만명이 대학에 입학할 정도가 됐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하지만 가난한 시골의 학교들은 보다 좋은 교사를 구하기 어렵고 대도시의 학교 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시골출신 학생들은 대도시의 유명 대학교에 입학하기 어렵게 되고 결국 낮은 수준의 대학교를 선택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 개혁이 시작된 이후 시골출신 학생들이 베이징대, 칭화대 등 일류 대학 입학 비율도 줄고 있다.
지난 2006년 대도시 출신 고등학교 졸업자는 시골 출신 고등학교 졸업자 수에 비해 3.5배였지만 기술학교에서는 55.5배로 격차가 늘어나고 대학에서는 281배, 대학원은 무려 323배의 차이가 났다.
난징 대학교의 양 지안차오 교수는 "대학생수 확대 정책은 교육의 기회를 넓혔지만 공정한 교육의 기회가 확대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을 받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도 시골출신 학생들에게 불리하다. 지방출신이라고 교육비를 깍아주지 않기 때문.
중국 대학의 평균 연간 등록금은 4000위안(한화 약 70만원)에서 6000위안 사이다. 소득이 낮은 중국 지방 가구의 평균 소득대비 10배나 많은 금액이다.
오히려 대학교 입학이 완화된 이후 중국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에 나서며 학생들의 부담을 늘려왔다.
이때문에 지방출신 학생들의 부모들은 빛을 얻어 자식 교육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이 신문은 지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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