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커피전문점 첫 美 진출
-베이커리 다양화 현지화 전략 승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이달 말 한국 토종 커피전문점으로서는 처음으로 커피 문화의 본고장인 미국시장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다. 특히 한인들이 모여 사는 로스앤젤레스(LA)가 아닌 뉴욕 한복판에 출점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인근 브로드웨이 49번가의 크라운 프라자 호텔 두 개층에 660㎡(약 200평) 규모로 뉴욕 맨해튼-해외 1호점을 연다. 카페베네는 뉴욕점에서 일일 1만달러의 매출이 생길 것으로 보고 올 한 해 총 35억~4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09년 매출액 220억원, 2010년 1000억원, 2011년 2000억원(추정치)을 기록하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카페베네는 올 한 해 총 2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이번 뉴욕점의 3년간 임대료만 약 60억원이 드는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에서의 성공 신화를 잇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간식대용으로 샌드위치를 자주 먹는 뉴요커를 겨냥해 국내 매장보다 베이커리 메뉴 구색을 다양화하고 점심시간에 고객이 몰리는 점을 감안해 국내에는 1개씩인 포스를 5개로 확대했다. 단, 가격은 현지 스타벅스 매장과 비슷하게 맞추고 카페베네만의 특성을 살린 유럽풍 인테리어는 국내 방식대로 유지했다.
이번 미국 출점은 향후 카페베네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권 대표는 “한인이 모여 있는 LA보다 미국 도심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뉴욕에서 성공한다면 이후 해외 진출이 더욱 순조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강화시켜 해외시장을 점령하겠다”고 밝혔듯 오는 3월에는 LA에 미국 내 2호점을 열고 같은 달 중국에서도 2개점을 열 예정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미국 내 사업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향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와 유럽 등 17개국 이상에서 상표권 등록을 마치고 2015년까지 5000개 가맹점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손정주 상무는 “카페베네 인근의 스타벅스 매장은 카페베네를 의식해 실내와 외관 리뉴얼에 들어갔다”며 “카페베네의 종횡무진 활약에 기존 커피전문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특히 견제하는 곳은 아시아권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스타벅스가 절대적으로 강세인데, 카페베네가 중국 등 동남아시장에 진출해 성공한다면 이 같은 기조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6월 말 필리핀 중견 기업인 골드벨 그룹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8월에는 베트남 현지 1위 제과업체인 킨도(Kinh do)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손 상무는 “카페베네는 해외 커피시장에서도 '한국형 커피전문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 글로벌 브랜드 전략으로 현지화된 메뉴에 한국형 카페문화를 접목시켜 뉴욕 매장은 물론 향후 동남아·중국·유럽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페베네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블랙스미스'를 론칭해 외식업에도 진출, 올해까지 1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미국시장에서의 성과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을 파악한 이후 올 10월께 거래소 상장할 예정이다.
손 상무는 “주관사 대우증권과 모든 준비를 마무리했고 IR업체도 선정했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8월에 신청, 상장은 하반기에라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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