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리나라 국민 10명중 7명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리모 임신에 대해서는 다수가 부정적이었으며,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비율은 채 30%가 안 됐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생명나눔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12월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2.3%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가족의 고통'이 69.4%로 가장 많았고, '고통만을 주는 치료'(65.8%), '경제적 부담'(60.2%) 등이 꼽혔다. 중단을 원하는 치료는 인공호흡기(73.9%), 기도삽관(59.3%), 심폐소생술(48.8%), 영양공급(40.9%) 등이 나왔다.
이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생명은 존엄하므로 인위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없다'(54.5%)가 절반을 넘었다. 이 밖에 '생명은 신이 부여한 것으로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21.7%), '남용의 위험'(18.4%) 등이 있었다.
그러나 향후 뇌사 등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때를 대비, 미리 연명치료 여부에 대한 의사를 문서(사전의료의향서)로 작성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40.5%에 그쳤다.
대리모 임신에 대해서는 다수(85.3%)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고,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도 68%에 달했다. 응답자의 77.3%는 대리모 임신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답했는데, 주로 '친자 확인 등의 논란'(35.2%), '생명 상업화'(30%), '사회풍속 저해'(23.9%) 등을 이유로 꼽았다.
또 생명나눔 실천 방법으로는 헌혈(40.6%)을 가장 선호했다. 장기기증이나 조혈모세포(골수)기증 의사를 밝힌 비율은 각각 29.2%, 14.3%로, 유럽연합의 사후 장기기증 의사비율 평균이 56%임을 감안할 때 현저히 낮았다.
평소 죽음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굳이 준비할 필요는 없다'(36.8%)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생각해본 적이 없다'(34.4%),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24.8%) 등이 뒤따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윤리적으로 민감한 생명윤리 분야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처음 실시한 국민 인식도 조사"라며 "생명윤리 분야의 연구와 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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