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요 증시는 1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 무역수지가 5개월래 최대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9%(48.96포인트) 내린 1만2422.06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0.49%(6.40포인트) 하락한 1289.10, 나스닥 지수는 0.51%(14.03포인트) 떨어진 2710.6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국제신용평가기관 S&P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것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S&P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강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수아 바로앵 프랑스 재무장관도 S&P가 현재 최고 등급인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강등할 것임을 확인했다. 그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재앙이 아니며 한 단계 낮은 'AA+' 등급이더라도 아주 좋은 등급"이라고 말했지만 투자자를 안심시키기에는 어려웠다.
S&P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의 국가신용등급도 내리기로 했다. 양국의 신용등급은 각각 'AAA', 'A+'다.
◆美 무역수지 적자 5개월래 최대=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수지가 5개월래 최대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도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무역수지가 2011년 11월 47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450억달러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망치를 하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256억달러, 수출은 1778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된 것은 수출이 감소하고 석유 및 자동차 수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그레고리 데이코 IHS 글로벌 인사이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재정 위기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지난해 4분기 순익 23% 감소=미국 투자은행 JP모건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JP모건은 2011년 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3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0년 4분기 순익은 48억3000만달러였다. 같은 기간 주가도 주당 0.9달러로 전년 동기에 기록한 1.12달러에서 하락했다.
JP모건의 순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트레이딩 매출 및 투자 업무와 관련된 수수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 스트래티지 앤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에드 나자리안 수석은 "거래량이 적은 데다 기업과 기관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면서 JP모건의 순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 기대는 개선=이날 유럽발 악재와 지표 및 실적 부진 등이 이어졌지만 모든 지표가 부진한 것은 아니었다. 향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 기대는 개선됐다.
이날 로이터와 미시건대학교가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4를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 71.5를 웃도는 수준으로 8개월래 최고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향후 경제 상황과 소득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다. 그러나 일부 지표 호조만으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큐리티 글로벌 인베스터의 마크 보론조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유럽을 주시하고 있고 수익에 민감해하고 있다"며 "S&P가 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이 대상에 독일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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