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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철근 줄줄이 가격인상.. 건설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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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새해벽두부터 건자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며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 1일부터 t당 1만원 올랐다.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레미콘 가격 상승압박이 강해진다. 앞서 철근을 생산·공급하는 제강업계도 이달부터 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건설업계는 이 같은 원가 상승을 주택 분양가 등 완제품에 반영하는 게 쉽지 않은 탓에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등 6개사가 1월1일부로 t당 시멘트 가격을 인상했다. 종전 6만7500원에서 7만7500원으로 올려 인상률은 15%다. 지난해 12월 중순 예고한대로 가격인상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성신양회 등 나머지 시멘트 업체들도 이달 중순까지 같은 가격으로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체들은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당 100달러에서 130달러로 30%가량 올랐다"고 밝히고 "여기에 최근엔 산업용 전기요금도 오르고 국제 유가까지 치솟아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가격 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렇게되자 당장 레미콘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t당 평균 5만2000원이던 시멘트 공급 가격을 6만7500원으로 30%(1만5500원) 인상한 이후 다시한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레미콘업계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1만원을 인상하면 1년도 안 돼 시멘트 값이 49%나 오르는 셈"이라며 "일부 SOC를 제외한 신규사업도 줄어들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요 감소가 이어질 것이 뻔한데 해도 너무한다"고 털어놓았다.


시멘트 가격인상으로 인한 불똥은 다시 건설업계로 번질 전망이다. 철근 값도 이달부터 오르며 양대 주 재료 가격인상으로 인한 원가 압박을 받게돼서다. 지난해 10월 철근 공급중단을 단행하며 가격을 올린 철강업계는 현대제철을 필두로 1월부터 철근가격을 t당 3만원씩 인상키로 결정했다. 동국제강 등 후발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양규영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 사무총장은 "시멘트,레미콘과 철근 등은 아파트 공사시 원재료비의 최소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목"이라며 "줄줄이 가격이 인상돼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건설사의 원자재 가격 부담율은 상당한 편이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에 의한 3.3㎡당 기본형 건축비 502만원(지난해 9월 고시 기준)으로 이 가운데 자재인 재료비는 1.91%를 차지하고 있다. 이 모든 자재가격 인상은 분양가에 더욱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 열릴 올해 첫 철근 가격협의체 회의 때 공급자인 철강사와 주요 수요처인 건설사 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양 사무총장은 "10년전부터 가격 인상을 놓고 같은 일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가격 결정은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하기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철근 가격협의체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휴대폰, 우유 등 소비자 물가안정에 이어 건설업계의 안정적인 철근 공급을 위해 정부 주도로 제강업체와 건설사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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