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신재생에너지산업의 부산물이 경매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각된 열병합발전소, 태양광·태양열 발전시설 등이다. 운영수지를 맞추지 못해 부도처리된데 따른 영향이다. 투자 여부는 영업권 획득이 관건이다. 경매시장에서 자산을 취득한다고 해도 영업권 획득하지 못하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4일 대법원 경매 법정에 따르면 오는 12일 서대구염색산업단지 내 서대구바이오열병합발전소(이현열병합발전소)가 경매된다. 감정가는 185억7694만원이다.
이현열병합발전소는 2006년 대구 서대구염색산업단지에 목재와 톱밥,펄프용 칩 등 우드칩(Wood Chip)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Biomass)로 건립됐다. 에너지 절감시스템 전문 업체인 (주)케너텍이 설립해 자회사인 엘콘파워가 현재 운영 중이다. 이현열병합발전소는 근처 중리열병합발전소와 함께 염색산업단지내 24개 업체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케너텍은 이 발전소를 통해 2007년 11월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부터 열병합발전소로는 최초로 CDM(청정개발체제) 사업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케너텍이 2008년 발생한 강원랜드 비리 의혹에 연루되는 등 사건사고에 휘말리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어 케너텍은 2011년10월 한전에 전기대금을 내지 못해 동작구 사당동 전기공급 중단 위기로 몰아넣은 주인공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케너텍은 이같은 악재 속에 발전소 자산을 경매 잡힌 것으로 보인다. 이 발전소에 잡힌 채무액만 산은캐피탈 121억6200만원 등 221억4680만원에 달한다.
이현 열병합발전소는 10.7Ton/hr 규모 바이오매스 보일러 3기와 750 kW급 증기터빈 등으로 구성됐다. 토지면적은 7723㎡(2336평)정도이며 4062㎡(1228.89평) 규모 건물이 세워져 있다.
또한 태양열·태양광 발전시설들도 경매에 등장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이 25㎿이던 알티솔라는 지난해 파산 절차를 밟았다. 이에 따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 소재 '과학산업단지'내 태양광모듈공장이 2011년8월 감정가 269억817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수차례 유찰을 거듭한 끝에 오는 9일 최저가 110억5170만원에 경매될 예정이다. 토지면적은 5만5554㎡(1만6805평)에 달한다.
전라남도 보성군 겸백면 석호리 소재 겸백중학교 남서측 근거리에 위치한 YPP솔라발전소도 경매로 매각된다. 감정가 40억9701만원에서 지난해 10월 경매됐으나 1회 유찰됐다. 다음달 최저가 28억6790만원에 경매가 열렸으나 새주인을 찾지 못했다. 다음 경매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 발전소의 경우 10MW급 태양광 발전시설로 지역에 전기를 공급해왔다. 태양광발전설비회사인 YPP에너지(주)는 보성군과 2007년 760억원에 달하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YPP솔라(SOLAR)를 세워 2008년6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 발전소에 잡힌 총 채무액은 33억8302만원 정도다.
이외에도 유비트론(현 선팩테크) 소유의 강원도 원주 공근면 초원리 소재 태양열 발전설비도 감정가 336억6798만원에 경매됐다가 115억4811만원까지 떨어지다가 결국 취하됐다. 경남 하동군 북천면 서황리 동광솔라(제2발전소), 전남 신안군 지도읍 감정리 신안솔라파크 등이 경매에 나왔다가 취하되거나 변경된 상태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의 남승표 연구원은 "전기를 생산·공급하는 발전소는 경매로 매입해도 영업권을 가져와야 사업을 펼칠 수 있다"며 "자산을 매입한다고 해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시설 때문에 인근 지역보다 자산 가격이 높은 상태로 영업을하지 않고 있다하더라도 투자 메리트는 크게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발전소를 경매로 받기 위한 자금이 많이 소요되며 수차례 유찰을 거듭한다고 해도 영업권을 받기 위해서는 운영자와의 협의와 매수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차라리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면 영업권을 새로 신청하거나 발전기계를 매각하고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사업자가 사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산 매입으로 인한 수익은 임대료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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