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마지막주 태양전지 모듈·웨이퍼값 하락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끝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태양전지 가격하락으로 인해 태양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던 업체들이 엄동설한에 내몰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당장 상황을 반전할 기회도 없이 길고 긴 터널을 지나야하는 처지다. 저마다 살길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29일 PV인사이트에 따르면 12월 마지막주 태양전지 모듈 주간 평균 가격은 와트당 0.95달러로 전주에 비해 0.52% 하락했다. 모듈의 원료인 웨이퍼가격(다결정 기준)도 1.12달러로 0.8% 떨어졌다.
태양전지 가격 하락은 올해 태양에너지 산업을 주도하던 유럽에서 제정위기로 태양에너지 산업이 침체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등으로 인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물량공세가 더해지면서 예상치 못한 저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웨이퍼 평균 가격이 와트당 1달러에 근접하면서 일부 업체간 원료인 폴리실리콘 계약가격이 원가에 못미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즉 생산을 해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태양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던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고려하거나 사업부를 축소하며 버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부를 제외하고 결정형 사업부 인원 일부를 생산현장에서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박막태양 전지공장을 제외하고는 대폭 태양에너지 사업을 축소한 것이다. 최근 웅진에너지와 체결한 237억원 규모의 태양전지용 실리콘 웨이퍼 매매 계약도 해지했다.
삼성전자로부터 태양에너지 사업을 넘겨받은 삼성SDI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시 경제성을 타진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업계에서 분석하고 있다.
OCI도 폴리실리콘 부문 재고가 지난 3분기까지 약 14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나면서 전년 875억원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웅진에너지도 최근 유니테크솔라와 체결한 238억원 공급 계약과 제스솔라로부터 수주한 37억원어치 웨이퍼 공급 계약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말그대로 최악의 상황이다"라며 "공장 가동률이 줄어든 만큼 인적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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