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결국은 희미하게나마 '웃었다'. 흑룡의 해 첫 거래일 코스피는 장 후반까지 파란불을 켰으나 마감 직전 0.63포인트 오르며 빨간불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2000년 이후 두 번을 제외하고는 새해 첫 거래일 상승세를 나타냈는데, 소폭이기는 하나 '기분 좋은 출발'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뉴욕증시는 2011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주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3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0.57%, S&P500은 0.43%, 나스닥은 0.33% 내렸다. 스페인의 재정적자 전망치가 상향조정 되면서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짙어지자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8%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목표치인 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 우위를 바탕으로 상승 출발했으나 오름폭은 제한적이었다. 장 중 등락을 거듭하던 지수는 오전 11시17분을 넘어서며 오후 내내 하락세를 나타냈는데, 프로그램의 강한 '팔자'세가 지수 하락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 막판 기관을 중심으로 '사자'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지수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0.63포인트(0.03%) 오른 1826.37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3억1898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3조23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기관은 2318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앞장선 곳은 투신권이었다. 총 159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증권(264억원), 기금(218억원), 사모펀드(147억원), 은행(104억원) 등에서도 매수세를 보였다. 개인도 7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외국인은 1005억원어치를 팔면서 새해 첫 거래일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으로는 차익 1270억원, 비차익 2048억원 순매도로 총 3318억원어치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주요 업종들 가운데서는 전기전자의 강세가 단연 눈에 띄었다. 기관의 적극적인 러브콜 덕택이었다. 이날 기관은 전기전자 업종만 2638억원어치 쓸어 담았다. 전기전자는 이날 2.30% 올랐다. 의약품(2.30%)을 비롯해 섬유의복(1.56%), 의료정밀(0.86%), 건설업(0.60%)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비금속광물(-2.02%), 철강금속(-1.38%), 유통업(-1.19%), 전기가스업(-1.78%), 통신업(-1.45%) 금융업(-1.22%), 보험(-1.98%) 등은 1% 이상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들 중에서도 업황 호전 등 긍정적인 전망을 등에 업은 하이닉스가 6.83% 급등 마감하고 삼성전자도 2.08% 오르는 등 IT주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현대모비스(0.17%), LG화학(0.79%), 현대중공업(0.58%), S-Oil(0.50%) 등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현대차(-0.23%), 포스코(-1.05%), 기아차(-0.30%), 신한지주(-0.38%), 한국전력(-1.76%), 삼성생명(-0.62%), KB금융(-0.55%), SK이노베이션(-1.06%) 등은 내렸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12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334종목이 상승세를, 491종목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74종목은 보합.
코스닥 역시 빨간불을 켰다. 코스닥은 새해 첫 거래일, 전장보다 6.61포인트(1.32%) 오른 506.7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0원 올라 115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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