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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민정'에서 '버럭민정'으로 돌아오다 -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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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민정'에서 '버럭민정'으로 돌아오다 -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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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제가 역할 욕심을 내기는 했어요. 한국 영화에서 여배우가 혼자 끌어가는 작품이 거의 없잖아요. 제가 선택했다기 보다는, 제가 선택됐다고 하는게 더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해요."

지나치게 겸손한 발언이다. 2012년 새해를 여는 첫 한국 영화 '원더풀 라디오'(1월 5일 개봉|제작_영화사아이비젼ㆍ대명컬쳐테인먼트)는 TV 드라마 '그대 웃어요'에서는 밝고 사랑스러운 '정인'으로,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의 '희중'으로, TV 드라마 '마이더스'에서는 성숙하고 단아한 '정연'으로 등장해 매번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인 이민정의 명실상부한 '원 톱' 영화다. 현재 충무로에서 여배우가 극 전반을 이끌어 가는 영화가 거의 '전무(全無)'에 가깝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민정의 주가가 어디까지 치솟았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여신민정'에서 '버럭민정'으로 돌아오다 -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인터뷰

'원더풀 라디오'에서 이민정은 3인조 걸그룹 '퍼플 Purple'의 리드 싱어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이제는 먹고 살기 위해 라디오 DJ 자리에 매달리는 '생계형' 연예인 '신진아' 역으로 등장한다. '원더풀 라디오'에서 과거 그에게 드리운 청순한 이미지를 털어낸 이민정은 망가질 때 망가지고, 할 말은 '따박따박' 다 하는 솔직한 성격의 캐릭터로 또다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아니, 너무 자연스럽게 보여서 그 동안 이민정이 자신의 실제 성격을 완벽하게 숨긴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극 중 이민정이 선보이는 행동과 대사는 그와 싱크로율 100%다.


이 말에 이민정은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저와 신진아는 완전히 달라요. 저의 모습을 100% 담았다기 보다는, 신진아에 제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갔다고 하는 것이 맞지요." 그렇다. 이민정은 영화 속에 나오는 라디오 멘트도 직접 썼고, 싱어송라이터로서 '욕먹지 않을' 수준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보컬 트레이닝과 안무 연습을 거치며 진아를 몸으로 체화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방송 중 음악이 나가는 동안에 과자를 '우적우적' 씹어 먹는다거나, 차 고장으로 방송 스케줄을 '펑크' 낼 위기에 처한 진아가 매니저를 구타(?)하는 장면은 이민정이 권칠인 감독('사랑하기 좋은 날' '싱글즈')에게 제안한 '사사'로운 디테일이다. 이런 식으로 두 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의 '원더풀 라디오' 모든 장면에는 이민정의 공들인 아이디어가 들어있다. 하지만 시시때때 '버럭'하는 신진아와는 달리 이민정은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는 '소심녀' 다.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른 안정된 연기력으로 이민정은 실제 자신을 완벽하게 감추는 데 성공했다.


'여신민정'에서 '버럭민정'으로 돌아오다 -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인터뷰


1982년 생이니 이민정도 우리 나이로 서른 살, 적지 않은 나이다. 이민정은 아이패드나 아이폰ㆍ카메라 등 새로 나오는 디지털 기기 등은 출시되자마자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신세대 얼리 어답터지만 인간(人間)이 느껴지는 아날로그 향수를 맘에 품고 살아가는 천상 구세대(舊世代)다. '원더풀 라디오' 출연 결정도 어느 정도는 이민정의 아날로그 사랑에서 출발했다. "중ㆍ고등학교 때 라디오를 끼고 살았어요. 공부할 때 라디오 프로그램을 꼭 듣고, 좋아하는 음악 나오면 테이프에 녹음하고요. 사연을 보낸 적도 있어요. 라디오에 대한 로망 때문에 이 역할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민정은 마리옹 코티아르의 에디트 피아프 이야기 '라비앙 로즈 La Mome'나 산드라 블록 주연의 '블라인드 사이드 The Blind Side' 등 실존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에 유독 관심이 많다. 좋아하는 배우는 메릴 스트립과 '블랙 스완 Black Swan'의 나탈리 포트먼이다. 메릴 스트립이 대처 수상으로 분했다는 영화 '철의 여인 The Iron Lady'는 벌써부터 보고 싶어 근질근질하다. 공교롭게도, 이민정이 거명한 네 영화와 배우는 모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혹은 영화다.


"제가 감히 아카데미를 노리고 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저랑 비슷한 나이 대인 나탈리 포트먼은 '레옹 Leon' 시절부터 좋아했거든요. 워낙 휴먼 드라마에 관심이 많아요. 한 사람의 궤적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끌어갈 수 있는 영화를 꼭 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공력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제가 연기할 후보 인물들을 머리 속에서 고르고 있기는 해요. 누가 좋을까요?(웃음)"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기자의 고민도 같이 시작된다. 이민정이 조만간 대형 사고를 칠지도 모르겠다. 물론 좋은 쪽으로.


'여신민정'에서 '버럭민정'으로 돌아오다 -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인터뷰

'여신민정'에서 '버럭민정'으로 돌아오다 -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인터뷰

'여신민정'에서 '버럭민정'으로 돌아오다 -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인터뷰




태상준 기자 birdcage@·사진_이준구(ARC)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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