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회사돈 횡령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에 대한 구속 결정으로 1년 넘게 이어온 SK그룹 검찰 수사가 한 고비를 넘겼다.
검찰이 최태원 회장까지 사법처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새해를 앞두고 SK그룹을 둘러쌌던 먹구름은 다소 사라질 전망이다.
28일 김환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최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오후 2시부터 최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약 3시간 가량 걸쳐 진행됐었다.
그룹의 총수 형제가 나란히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그동안 SK그룹은 연말 인사는 물론 새해 투자계획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특히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나 대북 이슈 등 사내외에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 처했었다. 이에 SK그룹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 내부적으로 검찰의 수사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각종 현안을 점검해왔다.
최 회장도 검찰 수사를 받았던 지난 20일 새벽 귀가 후 오전에 바로 출근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경영환경 변화를 살펴보는 등 직접 경영을 챙겼다.
이어 22일에는 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하고 다음날인 23일엔 그룹 사장단 회의를 갖는 등 강도높은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했다.
부회장 구속이라는 악재속에서도 향후 SK그룹은 빠르게 그룹 인사를 결정하고, 새해 투자계획을 확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반도체 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만큼 SK는 내년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도 하이닉스를 방문 "하이닉스는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적기에 내려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존 사업 분야인 통신과 석유화학 등에도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다만 SK그룹은 만에 하나 검찰 수사가 최 회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만큼 그룹 경영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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