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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사전’에 무엇을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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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2012 사전’에 무엇을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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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미래를 예측하지만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사는 일이라지만 그래도 늘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 속에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는 얘기도 속해있다. 새 달력을 걸 때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둔 20세기 말, 21세기를 읽으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었다. 당시 흥미롭게 읽었던 책 두 권이 있다. 공교롭게도 책 제목에 ‘사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가 1998년 쓴 <21세기 사전>은 ‘족집게 미래 사전’이라 부르고 싶을 만큼 구구절절 공감 가는 페이지로 가득하다.


‘의복’ 설명은 이렇다. ‘여전히 보호, 유혹, 변장의 수단, 더욱 더 혼합적이고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 질 것이다. 비타민, 약품, 흥분제도 소재로 활용될 것이다. 의복 외의 다른 어떤 유목 물품도 걸치지 않기 위해 옷감에 초소형 컴퓨터와 전화기를 장착하게 될 것이다. 남성들이 패션에 눈을 뜨고 여성들의 액세서리를 착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남성 의복은 여성 의복만큼 빨리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풀이도 흥미롭다. ‘아시아의 주요 문명국인 한국은 통일, 민주주의 발전, 경제 개혁이라는 세 가지 과제만 해결한다면 아시아의 안정을 이루는 데 핵심적인 지정학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한 한국은 세계 경제의 핵심 주체가 될 것이며 특히 새로운 정보 기술이나 자동차, 신소비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럭셔리’를 설명한 대목도 눈길이 간다. 저자는 럭셔리를 ‘사치’와 동일어로 풀이했다. ‘앞으로는 물건을 사 모으는 것이 사치가 아니라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 다른 사람으로부터 혹은 혼잡으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는 것이 사치가 될 것이다. 서비스, 휴양지, 건강, 교육, 음식, 오락에 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적혀있다.


2003년 출간된 <미래생활사전>에 수록된 단어 대부분은 미래 직업이나 변화하는 가치관 등에 대한 라이프스타일을 풀이해놓았다. ‘음식물 휴양’이라는 단어는 ‘유명 휴양 업체들이 휴양지로 찾아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역으로 찾아가는 시스템’으로 풀이된다.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읽기에는 그만인 책이다.


자크 아탈리는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는 역설적인 얘기를 남겼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삶이라지만 누구나 다가올 미래를 궁금해한다.


2012년 사전은 이미 기록되기 시작했다. 어떤 단어에 무게를 실을 것인가는 지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






박지선 기자 sun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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