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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유로존, 위기극복 3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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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유로존, 위기극복 3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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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회원국의 재정적자축소를 강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서 재정정상화와 재정통합의 첫발을 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무디스를 비롯한 신평사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유로존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도 이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유로존의 재정규약보다는 당장 돌아오는 국채상환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가 다급하기 때문이다. 즉, 내년 2~4월 3개월 동안 돌아오는 남유럽 5개국 국채의 원리금은 2500억유로에 달하며 2012년 전체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정부 부채규모가 기존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를 합친 것보다 4.7배나 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2~4월 중 국채 원리금 만기가 2125억유로에 달해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정부와 정치권의 방만한 재정관리로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하는 등 그리스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재정은 안정적이나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시장 위축과 고실업으로 인해 은행권의 부실이 누적되는 등 아일랜드와 유사성을 띠고 있다. 비록 위험의 성격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단기간 내 자구적으로 해결되기보다는 외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결국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남유럽 재정위기의 북유럽 확산과 신용경색을 피하지 못할 것이며, 극단적으로는 일부 회원국의 탈퇴로 인해 유로존의 붕괴 우려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내놓을 유럽지역의 정책 대응이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게 될 것이며,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사태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다.

첫째, ECB의 양적완화 여부이다. 정책적인 조율이 미진한 관계로 남유럽에 대한 화력 보강은 결국 ECB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ECB는 독립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남유럽 채권 매입확대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담보대출 등에 반대입장을 표명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최종대부자의 역할은 중앙은행만이 담당할 수 있는 일인 만큼, 다른 정책 대안이 본격화되기 이전까지라도 공백기를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EFSF 레버리지의 구체화와 IMF 쿼터 확대 등 가용재원을 조속히 확보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남유럽 만기도래를 ECB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며 이탈리아 구제금융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면 7000억~1조유로의 EFSF 증액안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다. 또 IMF 역시 3000억유로의 여유자원으로는 유로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연되고 있는 IMF 쿼터 개혁안을 주요20개국(G20) 회담을 통해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셋째, 유로존 각국의 정치적 단결을 바탕으로 한 재정개혁에 대한 신뢰 확보가 요구된다. 사실 남유럽 사태의 본질은 유동성 위기라기보다는 방만한 재정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채무불이행 위기의 성격을 띠고 있어 유동성 공급만으로 남유럽 문제를 진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의 각국 정부와 정치권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재정개혁에 대한 단결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만일 이상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내년 2월 이후 도래하는 남유럽의 만기국채나 유로존의 균열을 막아내는 데 필요한 긴급조치는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ECB의 양적완화나 EFSF 레버리지에 대한 뚜렷한 윤곽이 그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인해 유로존의 단결력을 의심받고 있어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따라서 유로존의 상황을 미리 단정하기보다는 아직까지는 확인하고 대응하겠다는 자세가 더 필요해 보인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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