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가 감기약 편의점 판매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감기약ㆍ해열제 등을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국일 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은 "약사회와 논의를 거쳐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을 편의점에서 팔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에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2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법개정에 반대해 온 약사회와의 합의에 바탕을 둔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복지부는 판단하고 있다. 이 후 세부적인 준비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에는 상비약 편의점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복지부는 현행 전문약-일반약으로 나뉜 '의약품 2분류 체계'에 '약국외 판매약'을 신설하는 3분류 방식의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의약품 분류체계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라며 약사들이 크게 반발했고, 법안은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에 추진되는 방식은 현행 분류체계를 유지한 채 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일부 의약품을 '24시간 편의점'이라는 특정 장소에서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미 국회에 제출된 약사법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수정, 추가하면 된다. 대상 의약품 목록은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약사회 입장에선 결국 가정상비약을 내준 꼴이 됐는데, 반대급부로 무엇을 요구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약품 재분류'를 통해 일부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는 조제료 인상 등과 같은 수가 보전책과 '빅딜'을 했을 수도 있으나 이에 대해 복지부와 약사회 양쪽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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