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두개의 심장' '산소탱크'가 다시 위력을 발휘할 때다.
'박싱데이'의 사나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시작되는 지옥 레이스에 출격할 채비를 마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클럽들은 크리스마스 직후인 26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10일동안 3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출발은 '박싱데이'(크리스마스 이튿날인 12월 26일 어려운 이웃들에게 선물 상자를 건네며 축하하는 날)다.
사나흘 간격으로 벌어지는 살인 일정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녹초가 되지만 이때 유독 맹렬히 달리는 이가 있다. 바로 '두 개의 심장'으로 불리는 박지성이다. 타고난 체력과 적극적인 플레이, 성실함 등 자신이 갖고 있는 장기를 이 시기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
박지성은 2005년 맨유에 입단한 이래 '박싱데이'에 훌륭한 활약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입단 첫 해인 2005년 박싱데이 기간에는 웨스트 브롬위치전에서 스콜스의 선제골을 도왔고 2006년에는 위건 전에서 페널티 킥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선덜랜드 전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끄는 등 지금까지 박지성은 이 기간에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펼쳤다.
맨유는 27일(이하 한국시간) 0시 위건 전부터 시작해 31일 오후 9시45분 블랙번, 내년 1월5일 오전 5시 뉴캐슬과 경기가 이어진다. 1위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2점이 뒤진 채 2위로 선두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맨유는 정상 탈환을 위해 박싱데이 기간 승점쌓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군다나 '박싱데이 사나이' 박지성으로서는 또하나의 호재가 있다. 경쟁자 애슐리 영이 22일 풀럼전서 발목 부상을 해 당분간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다. 최근 4경기 연속 정규리그에 결장한 박지성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믿음직한 눈도장을 받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최근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활약이 부진한 가운데 박지성이 기분좋은 크리스마스 골 선물을 국내팬들에게 안겨줄 지 기대된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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