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헤지펀드업계가 중국의 둔화된 경기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여전히 유럽 부채 위기 확산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하며 투자에 임하고 있지만 '발 빠른' 정보력을 갖고 있는 헤지펀드업계는 관심을 유럽에서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FT는 이에 따라 내년 초 대형 헤지펀드업계가 정보 수집을 위해 애널리스트들을 파견하는 도시들도 브뤼셀이나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중국 선전이나 광저우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헤지펀드 업계 대부인 줄리안 로버슨과 사모펀드 칼라일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헤지펀드 이머징소버린그룹(ESG)는 중국의 경기 둔화에 투자의 초점을 두고 있다. ESG는 지난 10월 2주간 일정으로 중국 경제상황에 대한 심층 자료를 수집할 조사단을 파견했다.
ESG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우리는 글로벌 부채 위기의 다음 발생지가 아시아(the east) 지역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SG는 "비록 중국 정부가 침체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펼친다 할지라도, 중국 경제는 (경기둔화 베팅)무대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2위 매크로 헤지펀드(세계 각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분석해 수익을 올리는 헤지펀드) 브레반 호워드도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11월 중국의 제조업 경기지표가 기준점 50을 넘지 못했던 점을 상기하며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의 내수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FT는 헤지펀드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이미 여러 분야에서 그 낌새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월 이후 27.4%나 떨어졌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0년 10.4%에서 올해 9.2%, 내년 8.3%로 가파르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 시장 위축 보다 더 위험한 것은 지난 1~9월 신용 공급량을 의미하는 사회융자총량(social financing)이 1년 전 보다 11.4% 감소해 신용경색의 위험성까지 커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시장은 거품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 FT는 베이징, 상하이 같은 중국 대도시 아파트 가격은 일반 도시 근로자 연소득의 30배 가격에 팔리고 있어, 미국 주요도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 이전 아파트 가격이 근로자 연소득의 6배에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한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꼬집었다.
FT은 지난 12일에도 중국의 경제둔화와 헤지펀드업계의 수익률을 다룬 기사를 내보내며 중국의 경기둔화에 베팅한 헤지펀드 '차이나 숏(China short) 펀드'가 수익률 52%로 올해 헤지펀드 업계에서 최고 수익률을 거뒀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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