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국내외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의 불확실성 증대라는 변수가 돌출한 것이다. 어제 코스피 지수가 63.03포인트 하락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16.20원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다행히 금융시장은 냉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오늘 증권시장 주가는 상승세로 출발하고 밤 사이 거래된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도 전날 종가에서 4bp(베이시스포인트) 떨어졌다.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의 규모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북한 정권에서 예상 밖의 급변 사태가 없는 한 큰 충격이나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 신용평가사들도 김 위원장의 사망 직후 한국의 국가신용도에 변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물론 마음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28세의 후계자 김정은 중심의 체제가 굳어질지, 권력구조는 어떤 형태를 띨지, 대외정책은 어떨지 등은 미지수다. 북한의 체제 불안이 장기화한다면 한반도 리스크가 불거지고 이는 곧바로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발 빠르고 적절한 위기관리다.
우리 경제는 가뜩이나 비상 상황이다. 내년 성장률은 3% 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국내외 경제 동향을 면밀히 살펴 한반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경제에 충격이 없도록 미리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국가신용도와 외환유동성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개성공단 사업도 차질이 없도록 남북경협의 고리를 유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