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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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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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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이제는 철저히 구시대의 유물이 됐지만, 3040 이상의 세대라면 연탄에 관련된 추억 한 개씩은 가지고 있을 거다. 추위로 움츠린 몸을 '지질' 수 있는 절절 끓는 안방 아랫목이 가장 먼저 떠올려진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만 효과를 발휘하는 도시 가스와는 달리 연탄이 순간적으로 엄청난 화력을 내는 연료인 탓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 매 겨울마다 TV 뉴스에 등장했던 일산화탄소 중독은 1970년대 한국을 관통한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사람의 뇌는 언제나 좋은 것만을 기억 저장소에 남기는 경향이 있다. 연탄은 다시 돌아갈 수 없을 '못 살았지만 그래도 사는 것 같았던' 과거를 상징하는 매개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물론 10~20대 젊은이들은 죽었다 깨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이겠지만.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여전히 숯불구이 집이 대세이기는 해도, 숯 대신 연탄을 연료로 쓰는 고깃집이 슬슬 늘어나는 추세다. 차별화와 특성화의 적당한 예다. 중ㆍ장년층에게는 연탄 구이에 대한 추억의 재연을, 20~30대 젊은 층에게는 색다른 추억의 시발점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사실 숯과 연탄은 순간적인 화력 면에서는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공기를 정화시키고 습도를 조절하는 고가의 숯과는 달리 저가인 연탄은 연소할 때 일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내내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고기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서울역 주변 평범한 밥집들이 밀집한 서울시 중구 봉래동 1가에 연탄직화구이집 '자루'(전화_756-9422)가 있다. 외양은 여느 고깃집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아니, 고깃집 치고도 아주 소박한 편이다. 지난 2004년 장영일(52) 씨는 돼지고기 전문 식당으로 자루를 열었다. 좋은 재료와 저렴한 가격을 두 가지 무기로 자루는 입맛 까다로운 주변 직장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장 씨는 주요 메뉴에 쇠고기를 추가했다. '저가' 연탄과 '고가' 한우의 조합은 영리했다. 센 불에 앞뒤만 재빨리 구워 육즙이 남아있는 상태로 먹는 것이 최고인 쇠고기와 화력 최고인 연탄은 잘 맞았다. 자루에 오는 손님들 중 90% 이상은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돼지고기가 아닌, 오직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쇠고기를 선택한다고 한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메뉴는 '심플'하다. 자루에서는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위 중 하나인 등심은 물론 살치살ㆍ안창살ㆍ치맛살ㆍ토시살ㆍ갈빗살 등 '한우특수부위'라는 이름 하에 질 좋은 쇠고기의 여러 부위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잘 익은 김장 김치와 가래떡이 무제한 추가된다. 최고 미덕은 자루에서 내는 모든 쇠고기가 당일 아침 서울 마장동 우시장에서 장 사장이 직접 끊어온 한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은 우리가 보통 예상하는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강 아래 으리으리한 한우 전문점에서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정도 가능한 10만원으로 자루에서는 놀랍게도 장정 3명이 근사한 한우의 세계로 접근이 가능하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기자는 자루에서 장 사장이 손수 썰어준 한우 특수 부위를 시식했다. 일단 양에서 놀랐다. 4인분 기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큰 접시 위에 먹음직한 쇠고기가 가득 자리하고 있었다. 더 자세히 눈을 가져가니 고기 사이사이에 자리한 마블링(marbling)이 하얀 꽃처럼 예쁘게 피어나 있었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이 절로 자극됐다. 알맞게 발화한 빨간 연탄 위에 조밀한 판을 놓고 여러 부위 쇠고기를 바로 올렸다. 한 면을 구운 후 바로 뒤집어 반대쪽을 굽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시쳇말로 끝내줬다. 바삭한 겉과 육즙이 고스란히 안에 잔존한 쇠고기 연탄 구이는 마치 '드라이 에이징' 처리된 고가의 미디엄 레어(Medium Rare) 스테이크를 먹는 느낌이었다.


고기를 다 먹은 후 입가심으로 나온 라면은 꿀맛이었다. 절반 정도 끓여 나온 라면을 연탄 불 위에 올려 '보글보글' 완성해 먹는 맛은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제 맛'이라는 불멸의 진리를 오랜만에 다시 확인시켰다. 연탄, 고맙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우리집은// '자루' 장영일 사장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 한우차별火



연탄직화구이전문점 '자루' 장영일(52) 사장은 이력은 제법 다채롭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미술학도 출신 장 사장은 대학 졸업 후 큰 규모의 미술 입시 학원을 운영하며 전공을 살렸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학생들과 '지지고 볶는' 행동 자체에 회의감이 들었다. 워낙 사람들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대학 합격 외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는 아이들과의 대화는 따분하고 지겨웠다.


마침 들이닥친 학원계 불황을 계기로 그는 미술 학원을 접고 포장마차를 차렸다. 몸은 고단하고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편안했다. 각양각색 사람들과 '진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장 사장은 2004년 초 지면에서 우연히 연탄 관련 기사를 읽고 자극을 받아 자루를 차렸다. 그는 추억을 자극하는 매개체인 연탄에 질 좋은 식 재료를 합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확신했다. 처음에는 삼겹살ㆍ항정살ㆍ갈매기살 등 돼지고기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쇠고기로 취급 분야를 확장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좋은 재료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장 사장의 사업 철학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박리다매(薄利多賣)'다. 자루는 100% 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만을 취급한다. 매일 새벽 장 사장은 서울 마장동 우시장을 찾아 좋은 물량 확보에 모든 촉각을 기울이지만, 가격은 여느 한우 고깃집의 절반 정도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돈보다는 사람, 명예보다는 삶 자체에만 관심이 있는 장 사장의 '큰 손' 덕택이다.


알고 먹읍시다// 세계 최고의 쇠고기, 와규


3월 11일 일어난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브랜드에 큰 손상을 입었어도 여전히 세계 최고 쇠고기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와규(和牛)'다.


일본 화(和), 소 우(牛), 요컨대 '일본소' 라는 뜻의 와규는 육우 중 가장 우수한 종자 중 하나인 까만 털이 있는 소의 품종인 블랙 앵거스(Black Angus) 계열로, 여기에 오랜 기간 동안 일본ㆍ한국 등 여러 종자와의 교합을 통해 탄생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와규가 키워지지만, '진짜' 와규는 '고베 비프(Kobe Beef)'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간사이(關西) 지방의 항구 도시 고베에 일본 전역의 소들이 집결되기 때문으로, 뛰어난 맛과 영양으로 세계적으로 최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고급 쇠고기다.


고베 비프는 부드러운 맛과 뛰어난 마블링(marbling)이 그 특징이다. 주로 일본인들과 한국인들이 '환장'하는 마블링은 육류를 연하게 하고 육즙을 많게 하는 지방의 분포를 의미하는 말로, 고베 비프의 마블링은 9등급으로 세계 최고다. 하얗게 퍼진 미세한 지방 때문에 '화이트 스테이크 white steak' 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고베 비프는 지방 분포가 일반 쇠고기의 10배가 넘지만 포화지방은 낮고 불포화지방과 섬유질이 풍부해 성인병과는 100% 무관하다.


사실 품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목 방식이다. 고베 비프로 키워지는 소들은 상상 이상의 호사를 경험한다. 인간이 먹어도 될 법한 최상급 사료에 더해 고베 소들은 여름에는 고온ㆍ고습의 날씨로 잃은 입맛 보충을 위해 시원한 맥주와 사케(니혼슈, 日本酒)를 마시며, 일과 후에는 부드러운 마사지와 사케 목욕을 받는다. 마사지와 목욕이 소의 정신을 안정시키고 근육이 굳는 것을 방지하는 물리적 효과 외에 행복한 정신 상태의 쇠고기가 맛있다는 일본인들의 전통에 기인한 행동이다.







태상준 기자 birdcage@·사진_이준구(ARC)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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