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12시간에 걸친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최재원 부회장에 이어 최 회장을 소환한 검찰은 회사 자금 횡령 등에 대해 상당부분 의혹을 밝혀낸 만큼 조만간 사법처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형제의 사법처리 여부에 따라 SK그룹의 경영 공백까지 우려되고 있다.
최 회장은 19일 오전 9시25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두, "의혹과 오해가 있다"며 "가능하면 검찰에서 최선을 다해서 성실히 설명하겠다"는 답변을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최 회장은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부회장과 함께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 가운데 497억 원을 빼돌려 총수 개인의 투자금으로 사용하는데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일과 7일 검찰은 최 부회장을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최 부회장이 투자금 횡령에 상당부분 연루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최 부회장이 그룹사 자금을 움직일만한 위치가 아니었다고 보고 최 회장이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사를 통해 최 회장이 얼마나 관여됐는지에 따라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그룹내 핵심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처리 수위에 따라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번 검찰 수사로 인한 사법처리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도 주요 사업계획 및 투자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경영 공백이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그룹 총수의 소환조사로 대내외적으로 '행복한 기업'을 표방해왔던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번 자금 횡령 사건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4일 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앞서 최 회장은 "개인적인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짧게나마 소환조사에 대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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