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간 시장이 위축되며 여러 시나리오에 따라 주택시장이나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북한과 관련된 악재이기에 건설·부동산시장이 악화될 수 있어 일시적인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와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북한 권력구도 변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수요자들의 심리가 얼어 붙을 수 있으며 부동산 시장 역시 긴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유동성 위기에 처한 건설사의 경우 리스크로 작용될 수 있으나 추후 북한이 안정화될 경우 국내 시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윈원은 "전망에 대해 쉽지 않다"며 "지금 당장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팀장은 "부동산 시장 자체가 많이 위축돼 있는 가운데 경제적으로 더 위축될 것 같다"며 "아무래도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 연천, 동두천의 경우 워낙 거래가 부진한 상태에서 이런한 영향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에도 부동산시장은 큰 영향이 없었으며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원인 역시 김일성 주석과 마찬가지로 심근경색이라는 자연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황을 지켜볼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단기적으론 매수세가 위축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금융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점차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심각한 편이다. 특히 국내 시장 악화로 해외로 눈을 돌린 업체의 경우 발주처로부터 신용도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형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위험해도 국내 업체들이 철수 하는 등 투자 여건이 좋지 않다"며 "실제로 북한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발주처 역시 우리에게 확인 전화를 하는 등 국내 정세에 민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분양 시장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주택사업을 준비중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졌으니 한동안 분양이나 매매나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연내 미분양을 처리하는 업체의 경우 판촉 활동 등을 통해 분위기를 살리고 있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와 관련,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 역시 "접경지역의 가격하락이 커질 것 같다"며 "분양을 준비하는 것도 시기적으로 분양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크고 당분간은 신규분양이라든지 새 움직임이 나타나기는 힘들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12.7대책 발표 이후 경과 상황을 지켜보던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공무원 비상대기령이 발효된 상태로 이번 사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