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장기화로 정기인사 및 투자계획 보류 … 신입사원 교육도 차질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오는 19일 최태원 회장의 검찰 소환이 예고되면서 SK그룹은 연말 임원인사는 물론 새해 주요 경영계획도 확정짓지 못한 채 상당 기간 경영공백을 빚을 위기에 놓였다.
15조원 규모로 준비했던 내년 투자는 물론 그룹 차원에서 추진중인 글로벌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해마다 이맘 때 계열사 사장과 임원 승진 등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올해는 최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검찰 수사로 일정이 지체되고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인사에 대한 최종적인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최 회장이 사실상 부재중인 만큼 올해를 넘겨 인사가 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 부회장에 이어 결국 최 회장까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에 그룹 전체가 공항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특히 올 하반기 채용한 1100명 규모의 신입사원 교육과 업무배치도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초 내년 1월1일자로 입사하는 신입 사원들을 한달 동안 교육시킨 뒤 각 계열사에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신입사원 채용 및 연수 계획조차 확정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사 문제 뿐 아니라 주요 사업에서도 경영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우선 10년만에 새 주인을 찾은 하이닉스는 신규 투자는 물론 경영정상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인해 올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대규모 선행 투자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앞날이 불투명해진다.
SK그룹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글로벌 사업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SK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지난 11월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2012년 경영계획'을 마련키로 했으나 현재로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란 무리다.
이미 SK와 협력하기로 한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자들로부터 현 상황을 염려하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설비나 자원 개발 등 대규모 투자는 강력한 오너십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최 회장의 부재로 인한 공백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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