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이국철(49)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신 전 차관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문화부 차관 재직시절인 2008~2009년 SLS조선 워크아웃 저지 등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이 회장으로부터 SLS그룹 해외법인카드를 받아 백화점, 호텔 등에서 1억3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전 차관은 구체적으로 2008년 11월 조선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SLS조선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고위공무원과 면담을 주선해달라는 이 회장의 청탁을 받고 실제로 이를 주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으로부터 SLS그룹에서 2008년 12월2일 자로 작성한 '한국 조선산업 분석'이라는 문건과 함께 조선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한 청탁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는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으로 국내 중소 조선사 수익구조가 악화돼 정부가 개별 신용등급을 평가해 구조조정 대상 업체를 막 선정하기 시작한 때였다.
신 전 차관은 또 SLS조선 및 계열사에 대한 창원지검의 수사를 무마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2009년 10월 신 전 차관에게 이를 청탁했고 신 전 차관은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했다"고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 조카인 K-TV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진행비 증액에도 신 전 차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SLS그룹의 군산조선소 신설, 통영조선소 증설과 관련해서도 SLS조선의 입장이 반영된 정책을 건의하거나 규제 법률을 개정하는 등 포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신 전 차관에게는 안국포럼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2007년 1월~2008년 3월 사업가 김모씨에게서 리스비용 1천400여만원 상당의 그랜저 차량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앞서 지난 10월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신 전 차관은 검찰의 영장 재청구로 지난달 28일 구속됐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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