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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사촌처남, 출두한 왕차관...하나같이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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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측근들 줄줄이 검찰로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KT&G복지재단 이사장(72)이 결국 구속됐다. 같은 날 '왕차관'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51)도 SLS그룹 접대 의혹으로 검찰에 불려나갔지만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 이사장이 구속되고 박 전 차장이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이 임기말 정권사정의 신호탄이 될 지, 어디까지 터져나올 지 모르는 의혹의 꼬리를 사전에 잘라내는 '효과'를 낼 지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김 이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신문)를 열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친인척이 구속된 것은 국회의원 공천 대가로 30억원을 받아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75)씨에 이어 두 번째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대주주·회장(71·구속기소)으로부터 영업정지 저지청탁과 함께 4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유 회장으로부터 김 이사장이 일부 경제부처 국장급 관료 및 금융감독원 간부에게 인사청탁에 나섰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김 이사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일부 금품수수 사실은 시인했지만 대가성 및 로비사실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을 잡아가둔 합수단은 저축은행 영업정지 및 검사 무마 등을 목적으로 관계자와의 접촉이나 영향력 행사가 이뤄졌는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SLS그룹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의혹과 관련해 검찰을 찾은 박 전 차장은 11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15일 새벽 3시께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SLS그룹 일본법인장 권모씨에게 술값 및 차량 렌트비용을 포함해 30만엔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차장과 권씨의 대질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대질에서 박 전 차장과 권씨의 주장은 팽팽히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누구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는지를 가려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 전 차장은 SLS측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 일체를 부인하며 이국철 SLS그룹 회장(49)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이날 검찰 출석도 고소인 조사 목적이었다. 만약 검찰 수사에서 박 전 차장의 진술이 '허위'로 판명되면 그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무고 혐의까지 덧입을 수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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