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손·발묶인 경기도"..내년예산 뭐가 문제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10초

[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의 2012년도 예산이 우여곡절 끝에 15조2359억 원으로 확정됐다. 당초 경기도가 편성했던 15조2642억 원보다 283억 원이 줄었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친환경학교급식(일명 무상급식) 예산이 472억 원 증액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들은 줄줄이 삭감됐다는 점이다.


또 경기도의 '입'인 대변인실 예산이 싹둑 깎였다. 내년 예산편성만 놓고 보면 경기도의 '손'과 '발'이 묶인 셈이다. 반면 도의회의 의정활동비와 체육행사비, 관용차구입비 등은 모두 살아나거나 2배 이상 늘었다. 도의회가 집행부(경기도) 예산은 '매몰차게' 삭감하면서도 자신들의 예산에는 '한없이 관대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경기도 내년예산 15조2359억 확정=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2시간의 '마라톤' 계수조정을 끝낸 뒤 내년도 예산 15조2359억 원을 확정, 본회의에 상정했다. 16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통과된다.


이번 예산 계수조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문은 도의회 민주당이 주장해 온 친환경 환경급식(학교급식). 예결특위는 내년 친환경학교급식 예산으로 시ㆍ군 학생급식 지원비 400억 원과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72억 원을 추가 편성했다. 이에 따라 내년 친환경학교급식 전체 예산은 8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외에도 택시근로자 장학기금 지원(3억 원), 소방재난본부 첨단 열화상 카메라(12억7000만원)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정부문 예산 확대다. 또 기업 보증지원을 위해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대한 출연금도 50억 원 늘었다.


반면 부실운영 논란을 빚어 온 서울대 차세대융합과학기술원은 전체 예산 35억 원 중 30억 원이 삭감돼 존폐기로에 서게 됐다.


◆김문수 역점사업 예산 '싹둑'=내년 김 지사의 역점사업 예산은 모두 깎였다. '찾아가는 도민안방' 예산은 4억3974만 원에서 2억9870만 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도 북부청사의 '찾아가는 도민안방'도 3억3530만 원에서 1억6230만원으로 1억7300만 원 삭감됐다.


이와 함께 '달려라 민원전철 365' 예산은 1억7524만 원이 삭감된 4억5524만 원으로 확정됐다. 그동안 논란을 빚어 온 경기국제보트쇼도 5억 원이 삭감된 20억2000여만 원만 편성됐다. 경기국제항공전 개최 예산은 2억 원이 삭감된 6억 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반면 '미니 4대강 사업'으로 불리는 국비매칭 사업인 안성천ㆍ조종천ㆍ해암천ㆍ작리천ㆍ공릉천 등 6개 하천 정비사업인 '고향의 강' 사업은 도비 30억 원 전체가 삭감됐다.


도의회 한나라당은 "이번 예결특위의 내년 예산안이 민주당의 밀어붙이기 식으로 편성됐다"며 불만을 제기,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변인실 등 경기도 '입' 봉쇄=경기도의 도정 홍보를 책임지는 대변인실은 내년 예산삭감으로 상황이 심각하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올해 대변인실 예산을 편성할 때도 다른 실국들은 전년도 수준에서 예산을 편성한 데 반해 우리는 30%이상 깎인 상태였다"며 "내년 예산마저 '실링제'에 맞춰 30%이상 줄었는데, 다시 11억 원을 삭감해 내년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말로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변인실 예산은 예결특위에서 당초 예산보다 11억1100만원 감액됐다. 세목별로는 신문ㆍ방송 등을 통한 홍보비가 3억4000만원 줄었으며, 인터넷 마케팅비도 2억 원 가량 삭감됐다. 대변인실은 내년 종합편성채널 4개가 내려오는 등 도내 언론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홍보예산이 대폭 삭감돼 내년을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의회 경비는 확대해 '눈총'=도의회 예결특위가 내년 예산 계수조정을 하면서 전현직 도의원들의 친목모임인 '경기의정회' 예산을 신설하고, 체육의 날 행사비용을 2배로 늘려 지나친 '제밥그릇 챙기기'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예결특위는 경기의정회 지원 예산 1억5000만원을 원안대로 편성, 본회의에 넘겼다.


경기의정회는 지난 1995년에 결성된 친목모임으로 도의원 출신 5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현역 도의원들도 준회원으로 돼 있다. 도의회 예결위는 지난해에도 1억5000만원의 경기의정회 지원 예산을 '끼워넣기'로 추가 편성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특히 감사원과 행정안전부는 '의정회 예산은 사업에 따라 검토 지원하되, 운영비 및 인건비 등은 가급적 지원하지 말라'는 권고안을 내려보낸 상태다. 하지만 도의회는 지난 9월 제출된 관련 조례를 심의하지 않고 있다.


예결특위는 또 의회사무처 체육의 날 행사 예산 2400만원을 4800만원으로 2배 늘렸으며 업무용차량 구입 예산도 3200만원을 새로 편성했다.


◆'예산편성권' 논란=경기도는 이번 예결특위의 계수조정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예결특위의 계수조정 작업에는 도청내 실국장들이 참여해야 하지만, 이번 예결특위에서는 실국장들이 제대로 예산편성 사유 등을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며 "도의회 일방으로 예산편성이 진행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산편성 권한은 엄연히 집행부인 경기도에 있는데, 이번 계수조정 과정을 보면 철저히 경기도가 배제되고, 심의기관인 도의회가 편성부터 심의 결정까지 모든 것을 행사한 거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