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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손발 묶고 불황 맞은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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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2%였던 연간 경제성장률이 올해 3.8%, 내년 3.7%로 두 해 연속 3% 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지난 7월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는 올해 4.3%, 내년 4.6%였으니 반년이 채 안 된 사이에 올해 성장률은 0.5%포인트, 내년 성장률은 0.9%포인트나 하향조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가 올해 40만명에서 내년 28만명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올 하반기에 경기가 그만큼 급속하게 냉각됐고 내년에도 경기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내년 실제 성장률이 이번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는 '하방 리스크'가 '상방 가능성'보다 더 크다고 한다. 또한 내년 경기흐름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양상을 띨 것이라고 하니 내년 상반기에는 3% 전후의 저성장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 대 초중반으로 추정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황에 들어선 것으로 봐야 한다.

불황의 시기에는 통화 관리의 고삐를 늦추고 재정지출을 늘려 투자와 소비를 자극해
수요가 늘어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정책의 상식이다. 그래야 소득 정체와 고용 부진에 따른 민생고를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통화정책을 맡은 한은과 재정 정책을 맡은 재정부 둘 다 손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다. 게다가 그렇게 된 원인의 상당 부분을 스스로 초래했으니 자승자박의 형국이다.


한은은 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기에 미적거려 가계부채 문제를 키우더니 이젠 경기하강에 속수무책인 채 6개월째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가을 이후 유럽 재정위기의 실물경제 전이가 가속화되자 스위스, 호주, 브라질, 인도네시아, 유로권 통화당국이 잇달아 금리 인하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재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해인 2013년에 맞춰 균형재정을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달성하라고 한 지시에 얽매여 있다. 재정 건전성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대통령이 지난 8월 이런 지시를 내린 뒤로 유럽 재정위기가 급박해지는 등 많은 여건 변화가 있었다.

'신축적 통화관리'니 '예산 조기집행'이니 '방어적 정책운용'이니 하는 상투적 관용어구만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통화ㆍ재정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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