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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중진 29명 '박근혜 비대위' 출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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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만 가나…이상득 불출마에 친박 중진들 용퇴 압박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나라당 3선이상 중진의원 29명이 12일 '박근혜 중심의 비상대책기구' 구성에 합의했다.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친박계 최다선 홍사덕 의원이 주관한 회동 직후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서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중진의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오후 의원총회에서 신속하게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가자는데 한나라당 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회동에는 친박계 의원 14명과 친이계 11명 쇄신 및 중립 4명이 참석했다.


회동 직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체제 하에 당의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하기로 했다. 지난 9일 홍준표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황우여 원내대표는 중진 의원들과 "박 전 대표가 주도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친이계는 박 전 대표의 당 접수에 반발하고 있다. 회동 도중 일부에선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정상절차 밟아야 한다"고 요구했던 정몽준 전 대표는 아예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더라도 임시 기구인 비대위를 구성하기 보다는 정식으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당내 초선 쇄신파도 박 전 대표에게 전권을 주는데는 반대하고 있다. 이들이 어떤 액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박근혜당' 출범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이상득(포항남구울릉군)·홍정욱(서울노원구병) 의원의 내년 4·11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당내 중진 의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할 상황에서 친박근혜계 중진들의 부담감은 더 커지고 있다. 친박계에 대한 용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 물갈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주위에선 예전부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가 공천잡음을 없애기 위해선) 자기 살부터 도려내야 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당 안팎에선 친이명박계 리더인 이 부의장과 초선 쇄신파인 홍 의원의 결단이 박 전 대표의 앞길을 터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친박계 중진들은 자진 불출마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친박계 의원들은 이상득·홍정욱 의원의 불출마를 개인적 결정이라 선을 그었다. 이로써 친박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영남권에선 자진 불출마 선언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허태열 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은 "이상득 의원은 보좌관 문제로 괴로운 심경이었다.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박종근 의원(대구달서갑)도 "(불출마는) 개인적인 소신으로 한 선택이지 어떤 잣대를 가지고 (중진들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경재 의원(인천 서구강화군을) 역시 "최다선 의원들의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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