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는 내년 긴축 통화정책의 고삐를 풀고, 경제정책의 방향을 기존 인플레이션 억제에서 성장 촉진으로 전환할 것이다."
중국 선전개발은행의 리차드 잭슨 행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9일자 인터뷰에서 2012년 중국 정부의 느슨한 통화정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잭슨 행장은 "2012년 중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실하게 낮아질 때 까지 긴축 통화정책의 고삐를 완전히 풀 수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과거 보다는 긴축의 정도가 느슨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 위기 확산 때문에 2012년도는 모두에게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경제 정책 방향을 인플레이션 억제에서 성장 촉진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는 근거"라고 덧붙였다.
잭슨 행장은 일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위험에 대해 '기우(杞憂)'라고 해명했다. 중국 은행권이 지방정부와 부동산 대출 위험에 노출되면서 부실채권(NPL) 비율 평균이 3년 안에 5%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는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일부 은행들의 NPL 비율은 높아질 수 있지만 통제가능한 수준이며 위협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잭슨 행장은 현재 0.85% 수준인 은행권 NPL 비율이 내년 1.1% 수준으로 오르는데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잭슨 행장은 은행권 부실의 화근으로 여겨지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기는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최근 2주 동안 3개의 외국계 펀드 자금이 중국 부동산시장 투자를 검토했다는 소식은 중국 사정을 잘 아는 정보통들이 부동산시장에 대해 이제 바닥에 근접했으며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중소기업들이 임금상승과 수출 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가 처한 단기적인 큰 위험"이라고 우려했다.
잭슨 행장은 중국에서 보기 드물게 외국인 신분으로 중국 국유 중소은행의 행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5월 선전개발은행에서 행장이 되기 전까지 그는 중국 2위 보험사 핑안보험의 은행사업부 대표직을 맡고 있었지만, 핑안보험이 선전개발은행 지분을 21% 인수하면서 그가 자리를 옮기게 됐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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