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혼자서는 안된다, 뭉쳐야 산다'
중견건설사나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 이야기가 아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함께 공급하는 대규모 컨소시엄 단지들이 침체된 분양시장의 탈출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분양 리스크를 낮추고 분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과 업무 부담을 덜고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공급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장점으로 다가가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고 규모가 큰 만큼 인프라 등 필요한 시설도 잘 갖춰질 가능성이 높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구성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시공사를 선정한 경기도 안양시 임곡3지구 재개발에는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해 사업권을 따냈다. 지난달 시공사를 선정한 경기도 고양시 원당1구역 재개발 사업은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한화건설이 함께 참여했다. 또 안산 선부동3구역 재건축 사업도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이달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사 선정에 뛰어든 건설사들이 있다. 지난 2일 열린 서울 왕십리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는 현대·포스코·SK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기존 시공사는 삼성ㆍ대우건설 컨소시엄이었으나 시공사 선정을 다시 하게 되면서 컨소시엄 구성 업체수가 늘어나게 됐다. 결국 컨소시엄 구성으로 공사비를 낮춘 현대ㆍ포스코ㆍ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 단지의 공사비는 금융비용을 포함해서 3.3㎡당 416만원 선이다.
지난 4일에 마감한 광명5R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에는 GS·현대·SK 컨소시엄과 대우·현산·쌍용 컨소시엄이 참여했으며 오는 18일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린다. 특히 당초 현대와 SK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GS건설까지 가세해 3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른 컨소시엄과 수주전을 펼치게 됐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전략적 제휴를 하는 이유는 선투입 비용을 분담해 줄이고 2~3년 뒤 시행하는 일반분양에서 미분양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건설사 관계자는 "단독으로 수주하게 되면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감이나 사업 지연시 떠안아야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선호하게 됐다"며 "수주 뿐만 아니라 분양에 따른 마케팅도 공동으로 진행해 분양성을 더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1차 뉴타운 시범지구로 지정된 왕십리뉴타운이 지구 지정 10년만에 분양에 나서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왕십리뉴타운은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440일대 33만7000㎡를 3개 구역으로 나눠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되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4개사가 공동으로 시공을 맡아 2구역부터 분양에 들어간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시공사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주택시장의 불황을 이겨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특히 중소업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자금력을 갖춘 대형사끼리의 컨소시엄으로 실수요자들에게 더욱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