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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에 놀란 외국인, SKT 매도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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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설에 안정 수익 우려, 외인지분율 7년만에 최저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SK텔레콤(SKT)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7년만에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연말 배당주 투자에 나선 기관의 매수세와 모회사인 SK의 지분 매입이 오히려 외국인의 이탈에 가속도를 붙였다. 외국인 매도가 언제 멈출지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현재 SKT의 외국인 지분율은 41.59%다. 이는 지난 2004년 외국인 지분한도가 49%로 상향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7월 SKT의 하이닉스 인수 방침이 알려지면서부터 매도공세를 시작한 외국인은 지난달 중순부터는 ‘팔자’ 강도를 더욱 높이는 중이다. 7월 이후 일평균 81억원(5만주) 정도씩 팔았던 외국인은 지난달 16일 이후에는 일평균 170억원(11만주) 가까이 매도하고 있다. 7월 이후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898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 인수 결정으로 인한 수익 안정성 저하 우려를 외국인 매도세의 핵심 배경으로 꼽고 있다. 최지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이 충분히 나오고 수익이 안정적인 주식을 선호했던 외국인의 입장에서 업황에 따라 순익이 크게 좌우되는 하이닉스 인수는 악재”라고 말했다.


특히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예탁증서(DR)의 주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자 원주와의 가격차이를 노린 차익거래까지 가세, 매도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11일 이후 DR 가격이 원주가격을 1.4% 정도 밑돌아 차익을 노린 원주전환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미 증시에서 DR을 사 원주로 전환한 뒤 국내에 팔면 환전 수수료와 원주전환 수수료를 빼고도 남을 만큼 차익이 크기 때문에 이를 노린 거래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이후 DR에서 원주로 전환된 물량만 114만여주에 달한다.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고 SK의 지원사격까지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끊임없는 이탈로 주가는 15만원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인 고배당주의 연말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지난 7월 이후 기관투자자들은 SKT를 320만주 이상 순매수했고, SK는 지난 10월31일 2700억원어치(약 180만주)의 SKT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원주에 대한 기관과 SK의 매수세는 오히려 원주-DR간의 가격괴리를 키워 차익거래를 자극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수급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달 중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멈추고 수급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차익거래는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기회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인수 악재로 인한 매도세이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수급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도 “SK의 꾸준한 지분매입이 오히려 외국인들에게는 좋은 가격에 SKT를 팔 수 있는 기회로 비쳐질 수 있다”며 “매도공세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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