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브론월드챌린지 최종일 3언더파 '역전우승', 세계랭킹도 21위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무관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침내 2년 만의 우승을 일궈냈다.
그것도 자신이 호스트로 나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특급이벤트' 셰브론월드챌린지(총상금 500만 달러)다. 2009년 11월15일 호주마스터스 우승 직후 자택 앞에서 의문의 교통사고와 함께 '섹스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이혼과 부상 등 사면초가에 몰렸던 우즈로서는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우승이다. 26개 대회, 무려 749일만이다. 우즈의 눈시울이 붉어질 만도 했다.
우즈에게는 이 대회가 비록 PGA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메이저챔프 키건 브래들리를 비롯해 스티브 스트리커와 웹 심슨(이상 미국) 등 세계랭킹 상위랭커 18명만이 출전한 빅 매치였다는 점에서 내년 '황제의 귀환'을 예고했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이 대회에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돼 세계랭킹도 물론 52위에서 21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2001년과 2004년, 2006년, 2007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통산 5승째다. 우승상금 120만 달러는 다시 타이거 우즈 재단에 기부했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우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 셔우드골프장(파72ㆍ7052야드)에서 끝난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더 줄여 10언더파 278타를 완성했다. 전날 선두 잭 존슨(미국ㆍ9언더파 279타)을 오히려 1타 차로 제압한 역전우승이다.
라운드 내내 존슨과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을 벌이던 우즈는 특히 1타 차로 뒤지던 마지막 17, 18번홀에서 연거푸 버디를 솎아내 극적인 역전우승을 완성했다. 166야드 거리의 17번홀(파3)에서는 9번 아이언으로 홀 3m지점에 공을 떨어뜨렸고, 18번홀(파4)에서는 158야드 거리에서 두번째 샷으로 공을 홀 2m 지점에 붙이는 '컴퓨터 아이언 샷'이 동력이 됐다.
우즈의 2개 홀 버디퍼팅 역시 전성기 시절 가공할만한 위력을 발휘했던 '클러치 퍼트'를 연상케 했다. 아주 오랜만에 특유의 '어퍼컷 세리모니'를 갤러리에게 과시한 우즈는 "17번홀에서 기회가 왔고, 이를 살렸다"고 만족했다.
내년 1월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개막하는 유러피언(EPGA)투어 HSBC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인 우즈는 "2012시즌이 기다려진다"고 자신감을 곁들였다. 최경주(41ㆍSK텔레콤)는 6오버파의 난조로 12위(1오버파 289타)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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