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임아로미 대학생 인턴기자]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인 아디다스가 나이키에 빼앗긴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과학기술을 이용한 '응답하는 축구화'를 선보였다.
미국 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4일자 최신호에서 아디다스가 라이벌 기업인 나이키를 제치고 선두로 나서기 위해 선보인 상품을 소개하며 이것은 무선으로 정보를 수집·전송하는 칩이 내장된 축구화를 통해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디다스의 라이언 미첼 신상품팀장은 "이 신발은 사용자의 반복된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고 전 게임에서 취했던 동작이나 동료, 상대선수, 세계스타의 동작과 비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올해의 FIFA 선수 리오넬 메시가 시범경기에서 두 번 착용하며 유명해진 이 신발은 라틴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지난달 15일부터 판매됐고 미국에서는 지난 1월부터 매장에 들어갔다.
아디다스는 이 축구화로 인해 연간 최대 50억 유로(68억 달러) 규모의 축구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분의 1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M.와버그의 조에 프레이 애널리스트는 "아디다스는 축구시장에서 나이키가 갖지 못한 유산을 보유했고 이같은 혁신이 브랜드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평했다.
아디다스는 1920년대부터 축구화를 생산하며 축구용품 업계를 군림해왔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나이키가 축구 관련 사업을 확장하면서 아디다스를 뛰어넘기 위해 최강 성적의 축구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소속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유명선수 등을 후원하는 노력을 해왔다.
실비아퀀트리서치의 마크 조세프슨 애널리스트는 아디다스의 축구용품 판매량이 내년엔 최대 15%가량 증가해 16억 유로에 달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아디다스의 헤르베르트 하이너 CEO 역시 "2012년은 우리의 선두 입지를 연장시키는 해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나이키의 매리 레무지 여성대변인은 호날두 선수가 신은 머큐리얼 베이퍼 축구화 및 축구 용품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으나 나이키의 축구화 시장점유율 공개를 거부했다.
아디다스 신상품은 아디제로 f50의 새 버전이다. 아디제로 f50은 2010년 출시됐을 당시 남자사이즈 8.5(국내사이즈 275mm) 축구화가 업계에서 가장 가벼운 165g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새로운 축구화는 바닥에 8g의 칩을 내장해 최대속도, 이동거리, 전력질주 횟수와 같은 데이터를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로 전송한다. 이는 아디다스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2006년에 도입한 마이코치 시스템을 변형해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은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동작 측정이 쉽지 않았다.
미첼은 '스피드 셀'이란 이름의 새로 개발된 칩이 "360도 모든 방향으로 속도와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화, 스피드칩,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상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이 3종 패키지는 약 245유로(약 37만원)에 판매될 것이다.
프랑크프루트 웨스트LB의 토마스 에플러 분석가는 "이 상품은 젊은 소비자층에겐 다소 비싼 가격일 수 있지만 부모들의 입장에선 비싼 전자기기보다는 옷이나 신발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려 할 것"이라며 다소 비싼 가격이 판매 전략에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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