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파경'난 스즈키·폭스바겐같은 일 없을 것"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독일 BMW와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상호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도요타는 BMW에 친환경차 기술을 제공하고 BMW는 도요타의 유럽시장 출시 모델에 디젤엔진을 공급한다고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보도했다.
BMW와 도요타 양사는 30일 도쿄모터쇼 첫날 이를 공개하는 한편 차세대 리튬이온전지의 공동 개발 연구와 기타 친환경차 기술 프로젝트에서도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이번 발표가 두 회사에 서로 이득이 되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BMW는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을 축적한 도요타로부터 전지 등 핵심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으며, 도요타는 성능과 신뢰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BMW의 디젤엔진을 도입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자사 디젤차량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디젤 차량의 비중이 큰 유럽 시장에서 도요타는 상대적으로 고전해 왔기 때문이다.
합의에 따라 도요카는 2014년부터 유럽시장에 출시하는 차량에 BMW제 1.6리터와 2.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디디에 르로이 도요타자동차 유럽지사 대표는 “이번 제휴 합의는 이후 더 큰 협력의 한 면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두 업체의 기술제휴가 더욱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FT는 최근 들어 글로벌 자동차업계 사이에 비용절감과 신규 사업분야 확대를 위해 생산·개발 등에서 연합을 펼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올해 미국 포드자동차와도 트럭용 하이브리드 엔진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며, BMW와 푸조시트로엥 역시 하이브리드차·전기차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한편 이번 도요타·BMW 제휴 합의는 앞서 스즈키·폭스바겐의 제휴가 험악한 관계로 끝난 가운데 발표되면서 또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도요타와 BMW는 앞서 2002년과 2005년 사이에도 엔진기술 교환을 놓고 제휴한 적이 있어 양사간 협력관계는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르로이 대표는 “도요타와 BMW는 기본적으로 엔지니어링 기업이란 점에서 말이 잘 통한다”면서 “물론 양사는 경쟁 관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나, 이같은 제휴는 두 회사는 물론 전체 시장과 협력업체들에게도 모두 이득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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