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홈페이지에 “10년 전 일 이제와 문제된 건 이모씨 일방적 주장, 1년 만에 1억 외상 납득 못해”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청북도 공무원의 외상값 파문으로 도 감사관실이 조사에 나선 가운데 충북도가 음식점 주인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태도를 보여 도 홈페이지에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사단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도청 앞에서 음식점을 했다는 이모(53)씨가 지난 달 30일 일부 공무원들이 음식값을 갚지 않아 식당 문을 닫게 됐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이씨의 음식점은 주변업주들이 시샘할 정도로 음식맛이 좋아 개업 초기부터 장사가 잘 됐다. 하지만 손님으로 온 도청 공무원들이 식대를 갚지 않으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도청공무원들은 외상값이 실과별로 수 백만원에 이르는 등 외상값은 이씨의 음식점 운영에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이 씨는 부서를 찾아다니며 결제를 요청했지만 공무원들은 부서 공통경비로 해결하는 금액을 넘어서 조금씩 갚겠다는 말 뿐이었다.
결국 이 씨는 개업 3년 만에 문을 닫았고 친척들과 지인들에게 손을 벌려 빚을 갚았다. 그 뒤 도청과 멀리 떨어진 곳에 조그만 식당을 연 이씨는 도청 공무원은 손님으로 절대 받지 않는다는 글씨를 문 앞에 붙여 놨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도 감사관실이 사실관계 등 조사에 나섰다.
문제는 충북도가 사실확인도 하기 전에 이씨에게 책임을 떠 넘기려는 모습을 보인 데 있다.
충북도는 30일 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10여년전의 일이 이제 와서 문제가 된 것에 대해 의구심과 함께 보도내용도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이모씨 일방적 주장에 따른 것으로 정확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1인분 3000~4000원의 음식을 팔아 어떻게 개점 1년만에 1억여원의 외상값이 생기는 지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사실확인 뒤 법적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사적인 부분은 당사자 간 해결해야할 사항”이라고 해 사태해결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도청 홈페이지에도 충북도의 자세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김민권이라고 밝힌 이는 “후안무치하기 이를 데 없는 추행”이라며 “시정잡배들이나 함직한 짓을 이 나라 공무원들이 자행한 것이니 어찌 얼굴 들고 다니려 합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밥값 외상의 법적 소멸시효 운운했다는 것을 보니 의도성을 가지고 언젠가 한 번은 몫돈으로 떼먹으려한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면서 “스스로 ‘거지’ 근성을 드러낸 이같은 작태는 세계적 조롱거리 대상일 듯 싶다”고 했다.
정영환씨는 “하루에 100명만 외상해도 40만원이고, 1년 중에 250일만 영업해도 1억”이라며 “진짜 충북도청에서 ‘우리는 잘못 없다 배째라’ 태도가 공지에서부터 확실히 보인다”고 비꼬았다.
김동진씨는 “외상 마음먹으면 1억이 아니라 1년에 2억원도 가능하다. 사실을 밝혀서 도청 잘못이 아니면 법적 대응이고 도청 잘못이면 당사자간의 해결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또 “살면서 이렇게 비열한 문장을 본적이 없다. 진짜 분노를 느낀다. 사건이 어떻게 흐르던 끝까지 지켜보고 진위를 조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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