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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쇼트트랙 새 에이스 노진규 "안현수 형과 진검승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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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일 일본 나고야 3차 월드컵 출격


[태릉=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노진규가 누구지?"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은 낯설었다. 올 초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을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한 달 뒤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서 1000m와 1500m, 3000m 슈퍼파이널까지 싹쓸이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하자 세상의 시선이 달라졌다. 시니어 데뷔 무대에서 일궈낸 놀라운 성과. 그제서야 김기훈-채지훈-김동성-안현수를 잇는 대표팀의 새 에이스로 그를 주목하게 된다.

노진규(19·한체대). 시니어 2년차인 올시즌에도 그의 레이스는 여전히, 아니 더욱더 눈부시다. 1,2차 월드컵에서 1500m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시즌의 성적이 '반짝 활약'이 아니었음을 알렸다. 오는 12월2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릴 3차 월드컵을 준비하는 노진규를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운이 좋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아직 인터뷰가 어색한 듯 내내 수줍게 웃던 노진규는 그러나 '레이스' '승부'에 대한 단어를 말할 때는 결코 욕심을 숨기는 법이 없었다.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

태릉선수촌 빙상장. 키 178cm, 70kg의 쇼트트랙 선수로서는 제법 큰 체구로 씩씩하게 얼음을 지치는 그를 보고 박세우 대표팀 감독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짓는다. 박 감독은 "지구력이 최고에요. 게다가 아주 성실하고. 내가 이제까지 가르친 선수 가운데 가장 성실한 선수라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느낌이 오세요?" 라며 웃는다.


선수들을 크게 칭찬하는 법이 없는 박 감독의 입에서 '역대 최고 성실한 선수'라는 말이 나오다니. 대체 얼마만큼의 노력을 보여준 걸까. 노진규는 그에 대한 답으로 "다른 게 부족해서 그래요"라며 겸손해 한다.


"제가 타고난 게 거의 없어요. 운동신경도 없어요. 기술이 부족하니까 일단 남들보다 체력을 키우자 생각해서 열심히 운동하는 거죠. 그래서 체력이 제 장점이 됐어요. 단점이요? 체력 말고 전부 다요, 하하."


체력과 지구력에 비해 게임 운영이 다소 부족한 점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때문에 가장 닮고 싶은 선수 역시 탁월한 경기운영을 자랑하는 안현수와 성시백이다.


게임 운영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일화 하나. 노진규는 지난 10월 캐나다 사기네이에서 열린 2차 월드컵서 한 가지 실수를 한다. 1차 대회 1000m와 1500m 2관왕, 2차 대회 1500m 금메달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불현듯 겁이 나기 시작했다.


"제가 원래 체력 하나로 스케이트를 타는 스타일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힘있게 레이스를 끌고 나가는 거죠. 그런데 갑자기 고민이 생겼어요. 이게 맞는 건가 싶은 거에요. 이렇게 매 경기 똑같이 해서는 실력이 늘지 않겠다 싶어 1000m 준결승에서는 제 맘대로 스타일을 바꿔봤어요. 뒤에서 달리다 치고 나가는 걸로요. 결국 아무런 준비 없이 하다보니 몸이 안따라줘서 실패했죠. 경기 끝나고 선생님한테 엄청 혼났어요."


그런데 이 얘기를 하던 노진규의 얼굴이 오히려 밝아진다. "실패하긴 했지만 다음에 충분히 준비하고 나가면 잘 될 것 같아요." 노진규는 또하나의 무기를 장착한 듯 흡족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누나와 라이벌 의식? 전혀 없어요


알려져 있다시피 노진규의 누나 노선영(22·한체대)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다. 벌써 7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대표팀 고참이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때 친남매가 함께 금메달리스트가 돼 화제를 모았다. 노진규가 스케이트를 신은 이유도 누나 때문이었다.


스케이트 선수로 일찌감치 재능을 보인 누나의 뒷바라지를 하던 어머니가 아홉살 밖에 안된 아들을 혼자 집에 두고 나올 수 없었던 게 이유. "이 참에 너도 누나랑 같이 스케이트를 타보라"는 어머니의 권유에 별다른 저항(?) 없이 스케이트화를 신고 얼음 위에 올라섰다. 이내 재미를 느꼈지만 크게 돋보일 만한 실력은 아니었다. 태극마크도 누나 노선영이 중학교 3년 때 단 것에 비해 한참 늦은 고교 3년 때 달았다. 누나와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스피드스케이팅보다 쇼트트랙에 더 매력을 느꼈다는 것.


"혼자서 심심하게 타는 스피드스케이팅보다 여러 선수들이 작은 원을 빠르게 돌면서 견제하는 쇼트트랙이 훨씬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누나와 서로 경쟁심이 있냐고요? 전혀요~. 누나가 저보다 더 잘 타죠. 스케이트 얘기는 서로 잘 안해요. 다만 쇼트트랙이 스피드스케이팅에 좀 도움이 되니까 누나가 가끔 물어오면 설명해주는 정도죠."


노진규는 어느새 팬카페까지 생겼다. '빙판 위의 어린왕자(cafe.daum.net/prince-jk)'라는 팬카페 타이틀에 노진규는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른다.


"저 어린왕자 아닌데..(웃음) 게다가 아직 팬이 생길 실력도 아닌데 이렇게 만들어주셔서 너무 고맙기도 하고 실감도 안나고 그래요."




◇안현수와 진검승부 펼치고 싶어


노진규는 인터뷰 하는 동안 몇 차례 안현수의 이름을 언급했다. 한체대 선배이자 롤모델이기 때문이다. 영리한 게임운영과 치고 나갈 때의 어마어마한 스피드. 안현수의 레이스를 동영상으로 보며 연구하고 공부하기도 한다.


얄궂게도 올시즌 월드컵에서 다른 나라 대표로 나오는 안현수와 맞닥뜨릴 지도 모른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아직 국제무대에 나서지 않았지만 내년 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5차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노진규와 안현수는 3년 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노진규는 "그 때 나는 스케이트를 잘 타지 못할 때였고 현수 형은 다치고 수술한 직후여서 서로 진정한 승부가 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내년 월드컵서 만나게 되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그야말로 진검승부를 하게 되는 셈이다. 종목 역시 1000m와 1500m로 겹친다.


"현수 형이랑 같이 타보고 싶었죠. 아마 레이스를 같이 하게 된다면 '많이 어렵구나' 하고 느낄 것 같아요. 승부욕이요? 음...직접 타면 느껴지겠죠? 이기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일 것같아요. 어쨌든 승부를 떠나 그 레이스에서 뭔가 얻었으면 좋겠어요."


하는 일도 스케이팅, 취미도 스케이팅, 스트레스 해소도 스케이팅으로 푸는 이 청년은 "거의 하루종일 스케이트만 생각한다"는 모범생같은 대답을 하며 머쓱하게 웃는다. 노력과 열정으로 빚어내는 노진규의 금빛 질주가 2년 여 앞으로 다가온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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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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