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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은사들을 만나 인사드리고 오는 길이라는 그는 한결 밝아지고 여유가 넘쳤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직전 만났을 땐 얼굴에 잔뜩 먹구름을 안고 있던 그였다.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그의 표정엔 '언제 4년을 또 기다리나'하는 절망감이 가득했다.
올림픽은 아직도 3년 가까이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6).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 세계선수권 5연패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그가 다음달 1일 러시아로 떠난다. 영광과 상처를 동시에 안겨준 한국 쇼트트랙과 사실상 이별을 고하는 셈이다. 이별의 시간은 짧을수도 있고 예상보다 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을 멋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잔다르크 이미지? 후회없다
"포즈를 이렇게 취해 볼까요? 팔을 들어볼까요? 사진은 제가 좀 찍는데..제가 찍을까요? 하하."
오랜만에 장난기 가득한 그의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가벼워졌다. 러시아어 공부 좀 했냐고 물었더니 "안그래도 팬들이 러시아어 학습용 애플리케이션도 여러개 깔아주고 했는데, 도대체 외계어같은 게 잘 안되더라. 그래서 일단 이번 기회에 영어 공부 좀 확실히 하려고 한다. 러시아에서 튜터와 1대1 학습으로 열심히 배워볼 생각"이라고 했다.
러시아에서 그는 전례없는 특급 대우를 받는다. 동계 스포츠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쇼트트랙에서는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러시아는 2014년 소치올림픽을 맞아 쇼트트랙 대표팀에게 '사상 첫 메달 획득'의 미션을 내렸다. 때문에 안현수를 최고 대우로 '모셔와' 러시아 대표팀과 훈련하게 하면서 '레전드'로 불리는 그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배워보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행이 결정됐을 땐 걱정이 앞섰어요. 과연 내가 그곳에서 할 수 있을까.. 하고. 하지만 지금은 너무 설레고 기대돼요. 일단 오는 9월 러시아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어요. 제가 부상으로 오랫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도 사실 저를 데려오면서 반신반의하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한번 제대로 보여주려고요. 다행히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예전 감각이 되살아나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그에겐 이제 '황제'의 이름과 함께 '투사, 저항'의 이미지도 따라온다. 오랫동안 쉬쉬했던 한국 쇼트트랙의 고질병을 거침없이 고발하고, 보여주기 싫은 면을 낱낱이 헤집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가만히 있었더라면 안현수는 여전히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인정받으며 편한 삶을 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소위 '잔다르크적 행동'이 후회되진 않았을까.
"후회요? 전~혀요. 그런 일이 없었더라도 제가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었을 거에요. 그 일 때문에 사람들이 쇼트트랙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안좋게 봤을 수도 있지만 제가 겪은 걸 후배들에게 그대로 물려주긴 싫었어요. 후배들을 위해서, 앞으로 스케이트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한 일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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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케이트를 타는 이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그를 봤다. 성인 국제대회는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고 주니어대회를 합쳐도 국제대회는 두번째라는 새파란 신예였다. 유난히 작은 체구, 하얀 얼굴에 금테 안경을 쓴 채 말없이 앉아있는 모습이 전혀 운동선수같지 않았다.
하지만 얼음판 위에선 작은 탱크였다. 당시 해설위원으로 올림픽에 온 전이경은 "안현수를 보는 순간 그만 입이 딱 벌어졌다. 그의 스케이팅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테크닉이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다. "크게 될 선수"라고 기대를 모았던 그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올림픽 3관왕, 세계선수권 5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지금 당장 스케이트를 그만둔대도 아깝지 않을 성적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스케이트를 탄다. 자신을 할퀴는 수많은 잡음과 상처 속에서도 묵묵히 스케이트화 끈을 조여맨다. 늘, 그 이유가 궁금했다.
"스케이트를 왜 타냐고요? 하하. 전 아직도..이게 좋아요. 예전에는 끌려다니면서 억지로 탔다면 지금은 제가 너무 좋아서 타고 있어요. 아홉살 때 시작해서 벌써 17~8년 타고 있으니 정말 오래 탔죠? 하하. 그런데 시행착오가 쌓이다보니 어떻게 하면 훈련이 더 효과적이고, 어떻게 하면 더 잘 타게 되는 지 알 것같더라고요. 단지 감각이 그때만큼 올라오지 않는 게 가장 아쉽죠."
포털사이트 검색란에 '안현수' 이름 석자를 치면 '안현수 분노의 질주' '안현수 레전드 영상' 등이 연관검색어로 주루룩 딸려나온다. 토리노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그가 보여준 '언빌리버블한' 레이스 영상이다. 그 레이스들은 아직도 쇼트트랙 팬들의 가슴을 터지게 할 만큼 충격적이고 환상적이다. 과연 안현수도 자신의 레이스 영상을 볼까.
"저는 그 영상들 자주 봐요.(웃음) 다치고 나서 가장 힘든 게 템포와 느낌, 감각들을 되살리는 일이었거든요. 몸이 기억하는 게 있는데 그게 잘 안올라오니까 너무 답답했죠. 그때 제가 예전에 타던 영상들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그걸 보다 보면 내가 그때 어떻게 탔는지 느낌이 조금씩 살아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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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2018년까지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팬들이 급증했다. 올림픽에 당연히 나올 거라고 예상했던 안현수가 보이지 않자 팬들이 인터넷을 통해 그를 수소문(?)했다. 부상 등 여러 악재 속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기사들을 접하고 팬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참 신기했어요. 올림픽에 못나갔으니 이제 조용히 잊혀지겠구나 했는데 오히려 팬들이 더 늘어난 거죠. 이번에 러시아로 떠나기 앞서 팬미팅도 두 차례에 걸쳐 했어요. 팬미팅 때 울었냐고요? 좀 울컥했죠, 하하."
이제 많은 이들이 그의 미래를 궁금해 한다. 안현수는 올림픽에 화려하게 컴백할 수 있을까, 그의 가슴엔 태극마크가 달려 있을까, 아니면 낯선 러시아 국기가 있을까. 안현수는 러시아 국가대표로 뛰는 데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조차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2014년을 지나 2018년 동계올림픽까지 바라보고 뛰겠다는 것이다.
"소치에서 러시아 대표팀으로 뛸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지금 분위기로 제가 한국에 와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반문해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러시아 대표) 가능성에 도달하게 되죠. 일단 소치에 뛰고 2018년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선수생활을 마치면 좋은 지도자가 될 거에요. 제 선수 커리어보다 더 나은 지도자. 그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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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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