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일상적 여성 불편 해소 간담회 개최..."공중목욕탕에서의 남녀 차별 해소해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왜 공중목욕탕에서 남자한테는 수건을 마음대로 쓰게 하고 여자들한테만 두 장 씩 밖에 못 쓰게 하는 겁니까?"(여성단체 회원) VS "여자들은 마음대로 쓰게 놔두면 대여섯 장 씩 써버리기 때문에 감당을 할 수가 없어요"(공중목욕탕 업주).
인천 부평구(구청장 홍미영)이 이색 토론회를 개최해 화제다. 부평구는 지난 24일 '일상에서의 여성의 불편 해소'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의 주제는 공중목욕탕을 이용할 때 여성과 남성에게 주어지는 차별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여성단체 회원, 여성 관련 NGO단체 대표 등은 여성들이 공중목욕탕을 이용하면서 받고 있는 여러 가지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부분의 공중목욕탕 업소들은 남성 손님들은 수건을 쌓아 놓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반면 여성 손님들에게는 수건을 2장씩 만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또 대부분의 업소들은 여탕에 치약, 비누, 샴프, 때수건 등 목욕 용품을 아예 비치해 놓지 않아 직접 가져가거나 사서 써야 한다. 그러나 남탕엔 아무것도 없이 입욕해도 목욕을 할 수 있도록 용품을 비치해 놓는다.
여성단체 회원 등은 간담회에서 "같은 요금을 내고도 여성들만 차별된 대우를 하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라며 공중목욕탕 업소들의 시정을 촉구했다.
하지만 공중목욕탕 업소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수건만 하더라도 남성들은 대부분 많아야 3장 정도 사용하지만 여성들에게 무제한 사용을 하도록 할 경우 최대 5~6장까지 써대는 바람에 감당할 수가 없다. 또 각종 목욕 용품도 비치해 놓으면 남탕에는 하루 종일 남아 있지만 여탕에는 금새 누군가 챙겨가 버려 비용이 엄청나서 아예 갖다 놓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간담회는 공중목욕탕 업소 주인들의 차별 시정을 위한 노력과 여성들의 의식 전환·양심적 이용 등의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구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처럼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여성의 일상적 삶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소통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인천 지역 10개 기초단체장 중 유일한 여성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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