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인디 뮤지션의 라이브를 듣고 싶으면 홍대 공연장을 찾아가거나 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를 보면 된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이들의 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네이버 뮤직의 ‘온 스테이지’, 싸이월드에 서비스되는 ‘인디투고’, 개인이 블로그 형식으로 운영하는 ‘렉앤플레이’는 인디신의 많은 뮤지션들의 라이브 영상을 담아 온 대표적인 브랜드다. 개성 있는 영상과 라이브 음질의 사운드를 우선으로 하는 이들 브랜드는 팬들이 공연 실황을 찍은 일반 UCC와 달리, 뮤지션들이 공식적으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자산이 되기도 한다. 시작한 지 1~2년 (인디투고의 경우, 싸이월드에 서비스된 시점을 기준으로)이 되어가는 이들의 영상은 과연 얼마만큼 효과가 있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세 브랜드를 중심으로 영상 제작자, 포털 사이트 관계자, 직접 영상 촬영에 참여한 뮤지션들에게 제작 과정 및 주안점, 웹상에서의 반응과 효과와 영상으로 인한 변화 등을 물었다.
네이버 온 스테이지
네이버 문화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로 숨어있는 다양한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2010년 11월 18일 탱고 재즈 밴드 라 벤타나를 시작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프렌지, 가리온, 글렌체크, 검정치마 등 53팀의 뮤지션을 소개했다.
메이킹 포인트 “뮤지션들의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명함이 되도록”
대중음악전문가 5명의 기획의원들이 밴드를 선정한다. 뮤지션을 섭외하고 어떤 곡을 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전체 콘셉트를 잡는다. 스튜디오, 카페 및 거리, 공연장 등에서 촬영을 진행하는데 스튜디오의 경우 같은 공간이라도 조명, 세팅을 통해서 다양한 느낌을 주려고 한다. 영상과 뮤지션의 개성과 음악이 잘 드러나도록 하고 음향은 뮤지션들이 원하는 의견을 듣는다. 뮤지션에게는 결국 라이브가 차별점이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의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라이브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Studio LOVO 박정용 사장)
중간 평가 브리핑 “다른 섹션에 비해 이용자 충성도가 높다”
온 스테이지는 고정 이용자층이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 포션 자체는 네이버 전체 이용자에 비해 그리 크지 않지만 다른 섹션에 비해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이 매우 길고 댓글 내용이나 수로 볼 때 이용자 충성도가 매우 높다. 뮤지션들이 음악 페스티벌이나 영화제, 방송에 참여할 때 레퍼런스 영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비영리적인 목적이라면 출처를 표기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 문화재단 김진선)
뮤지션의 말 “이 영상을 보고 팬 사이트에 가입하신 분들이 많았다”
영상 색감 자체가 예쁘고 홍대 밖 분들도 아실 수 있어 관심이 있었다. 촬영 후 제작진과 시연회를 했는데 영상, 사운드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사운드는 좁은 홀에서 촬영해 혹시 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깔끔했다. 사실 이런 영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 (웃음) 또 영상이 나간 후, 주변에서 너무 잘 봤다고 하시고 무엇보다 우리를 몰랐던 분들이 이 영상을 보고 팬 사이트에 가입하신 분들이 많았다. 우리도 평소 이용하는 SNS를 통해 영상을 활용하고 있고 팬 분들도 우리를 소개하고 싶을 때 블로그에 많이 올리신다. (바이 바이 배드맨 드러머 정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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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투고
(주)사이드킥스의 브랜드로 인디신의 다양한 뮤지션을 소개하고 프로모션이 힘든 뮤지션에게 노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2008년 캐비넷 싱얼롱즈를 시작으로 짙은, 뎁, 페퍼톤스, 소히, 히로 등의 라이브를 담고 있고 2009년부터 싸이월드 뮤직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메이킹 포인트 “현장감을 최대한 살리는 게 목표”
감독과 작가 등 제작팀이 회의를 하거나 팬들의 신청을 받아 음악을 듣고 뮤지션을 선정한다. 섭외를 하면 음악에 맞는 장소를 찾는다. 인디투고는 ‘One Scene, One Take’이고 촬영과 동시에 녹음을 한다. 사운드 엔지니어가 나중에 작업을 하지만 음악 다큐멘터리인 만큼 현장감을 최대한 살린다. 매번 다른 장소, 다른 콘셉트를 정하는 게 원칙이라 예쁜 장소를 찾기가 가장 어렵다. 야외에서 강한 록 공연을 해서 민원이 들어온 적도 있고 시골의 한 마네킹 공장에서 촬영하고 있었는데 주변 절에서 스님들이 화가 나서 내려오신 적도 있다. (웃음) 그래도 4년 가까이 계속 일을 하면서 이제 SNS에서 영상 팔로어도 많아져 좋다. (인디투고 지피디)
중간 평가 브리핑 “영상과 음악이 함께 걸려 BGM 구매율이 높아진다”
이 서비스의 1차 타깃은 일단 마니아층이다. 음악을 찾아듣고 영상으로 공연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서비스다. 싸이월드 뮤직 내에서 페이지 뷰가 가장 높은 서비스는 아니지만 영상과 함께 뮤지션들의 노래가 함께 걸리기 때문에 미니홈피 BGM 구매율은 확실히 높아진다. 뮤지션에 따라 반응의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인디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유입도 항상 목표로 하고 있다. 페스티벌이나 인디 음악 관련 이벤트가 있을 경우에는 댓글 등의 반응도 좋아진다. (싸이월드 뮤직 윤준영)
뮤지션의 말 “방송의 대안 같은 영상이다”
작년 첫 EP가 나올 때 쯤 촬영했다. 당시 우리를 아무도 몰랐던 때라 촬영 후 반응 변화가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동영상이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면서 우리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얻었다. 팬 사이트에 올리면 그동안 했던 공연 실황 UCC보다 확실히 조회 수가 높다. 사실 요즘 촬영 장비가 좋아져서 마음만 먹으면 직접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지만 포털 사이트에 노출되니 효과가 확실히 다르다. 인지도가 아예 없는 밴드라면 쉽고 빠르게 리스너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공연에 안 가던 분들도 쉽게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두고두고 쓸 수 있는 라이브 영상이라는 점도 좋다. 방송의 대안처럼 꼭 방송에 나가지 않아도 뮤직비디오처럼 우리를 홍보할 수 있는 영상인 거다. 요즘도 가끔 팬들이 우리를 소개할 때 인디투고 라이브 영상을 활용하기도 한다. (소란 보컬 고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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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앤플레이.넷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비디오 중심의 음악 블로그’로 개인이 운영한다. 2009년 11월 브리짓 앤 더 퍼피캣츠를 시작으로 라세 린드, 10cm, 정민아, 빛과 소음, 3호선 버터플라이 등과 함께 작업했다. “구성원이 좋아하거나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낀” 뮤지션을 중심으로 섭외한다.
메이킹 포인트 “맥락과 충돌하는 장소를 생각하기도 한다”
전업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가 생기거나 ‘너무 오래 쉬었다’ 싶을 때 모여서 누구를 섭외할 지 결정한다. 보통 한 번 만나서 콘셉트를 결정하고 장소를 선택한다. 작업할 때는 영상과 소리를 한 명씩 맡고 나머지 구성원은 이것저것 상황을 조율하거나 구경하면서 놀고 바쁘면 자기 일 한다. 장소는 전혀 음악이 없을 것 같은데 누군가 연주를 하는 것처럼 맥락과 충돌하는 재미 등에 대해 생각한다. 화이트밸런스와 노출을 적절하게 맞추며 촬영하고 컬러는 너무 과도하게 만지려 하지 않는다. H4n 휴대용 레코더와 무선마이크를 쓰는데 목표는 현장에서 들리던 소리와 가급적 비슷하게 하려고 한다. (블로그 렉앤플레이.넷 고아침)
자체 평가 브리핑 “예전에 비해 영상을 ‘퍼간다’는 개념이 희미해진 것 같다”
웹상에서의 효과는 사실 특별하지 않다. 우리가 워낙 뜨문뜨문 작업하니까 업데이트를 하면 며칠간 트래픽이 늘었다가 원상 복귀하는 식이다. 하지만 방문자 피드백이 질적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 ‘퍼가도 되냐’는 식의 질문이 없어졌다는 거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를 적용한다고 명시한 것도 있지만 2년 전에 비해 ‘퍼간다’는 개념 자체가 많이 희미해진 것 같다. 또 뮤지션들을 섭외할 때 우리가 뭘 하고 싶은 건지 설명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는 변화는 있다. (블로그 렉앤플레이.넷 고아침)
뮤지션의 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날 알린 것 같다”
딱히 반응이 엄청나진 않았다. 근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 날 전혀 모르던 사람들에게 날 알린 것 같더라. 난 보통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공연 일정을 올리면서 홍보하고 앨범 판매를 직접 한다. 그래서 주로 공연을 오시거나 주변 분들이 내 음악을 들었는데 그 영상으로 주변 분들도 보고 좋아하시고 아예 새로운 분들에게도 음악을 알린 것 같다. (하헌진)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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