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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전당대회서 욕설 난무, 의원들 지도부 사퇴 요구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포스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국'에 뒤숭숭한 민주당이 '야권 통합'을 둘러싼 집안싸움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저지에 실패한 것을 빌미로 지도부 조기 사퇴와 민주당 독자 전당 대회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오는 27일께 중앙위원회를 다시 열기로 했으나 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차기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4일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통합의 방법은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당원들이 90%가까이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CBS 뉴스쇼'에 출연, "의원총회, 상임고문단 회의, 고문단회의, 두번의 국회의원 전국지역연장연석회의에서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다른 당권 도전자인 이종걸 의원은 "통합 정당 지지율이 43%"이지만 "호남 의원들의 물갈이론을 전제하면 통합이 어렵다"면서 "전국적인 물갈이론이 전제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전날 오후 4시부터 열린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는 '통합 전대파'와 '단독 전대파'간 격론이 벌어졌다. 당초 지도부는 통합 전당대회에 관한 로드맵을 의결하기 위해서 이날 회의를 마련했다.

그러나 6시간 30여분동안 31여명이 발언한 가운데 단 5~6명만을 빼놓고 대부분 통합 전당 대회에 대해 반대의사를 나타났다.


회의가 시작되자 조경태 의원은 "밀실 통합 절차는 무효"라며 "손학규 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당권 출마 포기 선언을 한 박주선 최고위원은 "당헌 당규를 지키지 않으니 민주당이 이래서 법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4년마다 당을 만드니 안철수 신당 나오면 또 당을 만들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 내내 곳곳에서 고함과 욕설, 심지어 멱살잡이까지 난무했다. 일반 당원들은 회의장내에 들어와 퇴장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굳은 표정으로 회의를 지켜보던 손학규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제가 마음이 조급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게(통합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지도부는 통합 전대에 대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더 높다고 판단하고 중앙위 회의를 통해 당내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었지만 오히려 회의를 계기로 당내 갈등은 폭발했다. 독자 전대파는 자체 전당 대회 추진을 위해 4500명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들이 전대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면 당내 갈등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한나라당의 전격적인 비준안 처리에 속수 무책으로 당한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현 지도부가 기득권을 포기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세력과 통합과 연대의 대의를 지켜나갈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진단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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