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케이블TV로 HD지상파 못본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올해 초부터 10개월 이상을 끌어왔던 케이블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간의 지상파 방송 재송신 협상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케이블TV 업체가 HD급 방송을 중단하기로 한 정오까지 지상파방송 3사를 설득하기 위해 나선 상황이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강대관)은 23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개사와 티브로드, CJ헬로비전, CMB, 씨앤엠, 현대에이치씨엔 등 5개 케이블TV 업체가 협의해온 지상파 방송 재송신료 산정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케이블TV 업체들은 오후 12시부터 SBS, MBC, KBS2 등 3개 지상파 방송 채널중 고화질(HD) 방송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저화질(SD) 방송은 그대로 송출되지만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케이블TV 업체들이 저작권을 인정하고 이에 합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케이블TV 업체들은 저작권료는 인정하지만 케이블TV가 난시청 해소에 기여한 만큼 대가 산정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최근 협의체를 통해 케이블과 지상파 상호 지불 금액을 계산하는 대가 산정식을 제시했다. 해당 산정식에 의하면 케이블TV가 지상파방송사에 내야 할 저작권료보다 지상파방송사가 케이블TV에 내야 할 돈이 오히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케이블TV 업체들은 지난 10월 28일 법원 판결로 인해 지상파에 간접강제 이행금을 하루 1억 5천만원씩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지면서도 협의체에 계속 참여해왔다. 지상파방송사들은 간접강제 이행 시기를 늦춰달라는 케이블TV 업체들의 요청도 묵살한 채 가입자 당 280원의 저작권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만 고수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중재자로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1일 지상파 3사 사장들과 긴급 조찬간담회를 갖고 연이어 22일 케이블TV 업체 사장들과 오찬을 가지며 중재에 나섰다.
지상파 3사는 케이블TV의 가입자 수에 따라 단계적 재송신 대가 할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케이블TV가 주장하는 재송신료에 대해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결국 양측의 협상 결렬은 예상된 바였다.
결국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지상파 3사가 케이블TV 업체의 난시청 해소 기여 여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협상 결렬로 케이블TV 업체가 HD급 채널 송출 중단에 나서자 방통위도 다급해졌다. 방통위는 지상파방송 3사 사장들과 만나 재협상에 나설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케이블TV 업체의 난시청 기여도를 인정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지상파방송사가 수용하지 않고 있어 협상 재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케이블TV 업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간접강제 이행금이 하루 1억5000만원씩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협의체에 참여했지만 결국 지상파방송사들은 자기 것만 챙기고 남의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간접강제 이행금으로 인해 더 이상 지상파 재전송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은 불성실한 협상 태도를 보여온 지상파방송사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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