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EU 19개국 재무장관 성적표 공개, 스웨덴이 1위…시위 몸살 앓는 그리스 꼴찌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가운데 각국별 공공재정·경제정책팀 최고 수장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유럽연합(EU) 주요 19개국 재무장관들의 ‘골(목표)’ 성적표를 공개했다.
프로축구팀에 대한 평가처럼 FT는 얼마나 정책이란 이름의 공을 잘 다뤘는지, 팀플레이(정책적 공조)는 얼마나 원활했는지, 그리고 각종 경제지표 등에서 얼마나 선방했는지 등을 종합해 정치적 순위, 경제적 순위, 신뢰도 순위 등의 평점을 매겼다.
종합 1위는 정치·경제·신뢰도에서 모두 1위에 오른 안데르스 보리 스웨덴 재무장관이 차지했다. FT는 유럽을 떠나 세계 경제 전체적으로도 그의 ‘경제 스트라이커’로서의 능력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보리 재무장관은 지난 90년대 스웨덴이 겪었던 장기경기침체로부터 유럽이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유럽권 은행들의 자기자본확충 등을 일찍부터 지적하는 등 금융개혁을 주도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그의 경제개혁과 신중한 재정정책에 힘입어 올해 스웨덴 경제도 유럽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유로존 각국의 재정적자 감축과 긴축정책 필요성을 강하게 촉구해 온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건실한 독일 경제에 힘입어 종합2위에 올랐다. 정치·신뢰도는 2위였지만 경제 순위는 5위였다.
종합 3위는 폴란드의 자첵 로스토프스키 재무장관이었다. 공공부채를 낮은 수준으로 억제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지만 더 고강도의 경제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합 4위는 합작은행 덱시아 문제를 해결한 디디에 레인데르스 벨기에 재무장관이, 종합 5위는 유로그룹 의장인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차지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종합 7위에 올랐다. 파운드화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정책신뢰도는 3위로 높았지만 갈수록 취약해지는 영국 경제가 발목을 잡아 경제순위는 하위권인 15위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트리플A’ 방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로앙 재무장관은 종합 15위에 올랐다.
위기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의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과 스페인의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은 각각 종합 18위와 13위에 올랐다. 두 장관은 모두 총리가 바뀌면서 교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의 마이클 누넌 재무장관과 포르투갈의 비토르 가스파르 재무장관은 각각 종합 10위와 12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강력한 경제개혁과 긴축정책으로 유럽연합(EU) 등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착실한 경제회복세를 유지하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꼴찌인 종합 19위에 올랐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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