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프로축구 명문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수원과 울산은 23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2011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PO) 단판 승부를 펼친다.
울산은 지난 19일 6강PO에서 서울을 3-1로 완파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정규리그 6위로 6강에 턱걸이한 울산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낙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4위 수원은 지난 20일 부산을 상대로 1-0 신승을 거두고 올라왔다. 수원은 울산보다 휴식 기간이 하루 짧지만 안방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이점을 안고 있다.
◇팽팽한 전력의 장
재계와 스포츠를 아우르는 라이벌답게 두 팀의 전력은 막상막하다. 양 팀의 통산 상대 전적에서는 울산이 21승12무19패로 약간 앞섰다. 올 시즌 정규리그와 FA컵을 통해 세 번 맞붙은 두 팀의 대결에서는 수원이 2승1무로 우위를 보였다. 지난 8월 열린 FA컵 4강에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수원이 3-2 역전승을 거뒀다.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예측을 어렵게 한다. 수원은 최근 12경기 연속 무패(12승 2무), 울산은 9경기 연속 무패(6승3무)를 기록하고 있다. 홈에서 10경기 연속 무패(9승1무)를 달리는 수원이지만 울산도 최근 다섯 차례 원정(3승2무)에서 패한 적이 없다.
◇사령탑의 지략 대결
김호곤 울산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축구계 백전노장이다. 6강PO에서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을 상대로 전술싸움에서 KO승을 거뒀다. 그는 “최대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라며 화끈한 공격을 강조했다. 젊은 사령탑들과의 대결도 여유 있는 자신감을 보인다. 김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맨유) 감독이 나이가 몇인가”라고 반문하며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연륜 있는 감독이 분명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스라소니’라는 별명처럼 좀처럼 표정변화가 없다. 대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다. 울산과 준PO를 앞두고 윤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매경기 결승이라 생각하고 정신력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은 수비 후 역습을 많이 시도한다. 이에 대비를 잘 해야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캡틴의 활약 여부
수원은 ‘캡틴’ 염기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 시즌을 끝으로 경찰청에 입대 예정인 염기훈은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각오다. 6강PO에서 하태균의 결승골을 이끈 정교한 프리킥으로 만점 활약했다. 염기훈은 친정팀이던 울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울산 주장 곽태휘는 6강PO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골 넣는 수비수’답게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돋보인다. 수비에서는 리그 최소실점(29점)을 자랑하는 울산의 짠물 축구에 한몫했다.
◇세트피스 그리고 거미손 대결
단판승부에서 핵심은 선제골이다. 견고한 수비가 예상되는 만큼 세트피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울산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필두로 곽태휘, 설기현 등이 높이를 이용해 상대 문전을 노리고 있다.
수원은 AFC징계로 전력에서 빠진 핵심 공격수 스테보의 공백이 아쉽다. 하지만 염기훈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건재하다. 하태균, 마토는 세트피스에서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한방이 있다. 마토는 수비에서 장신들을 상대로 치열한 제공권 싸움도 감당해야 한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수문장 대결이다. 울산 김영광과 수원 정성룡은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이다. 대표팀에서는 정성룡의 위상이 높다. 그러나 소속팀 성적만 놓고 본다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비록 정성룡이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둘은 나란히 정규리그 31실점씩 기록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동기 부여가 확실한 경기다. 이긴 팀은 오는 26일 정규리그 2위 포항과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한 장 남은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거머쥘 수 있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에서 어느 팀이 영광의 주인공이 될 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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